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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의 스핀 (feat. 슈테른-게를라흐 실험) 전자의 스핀 (feat. 슈테른-게를라흐 실험) "그럴 의도는 없었는데,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어." 1. 슈테른 게를라흐 실험(Stern-Gerlach Experiment) 1922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의 오토 슈테른(Otto Stern, 1888-1969)과 발터 게를라흐(Walther Gerlach, 1889-1979)는 원자의 각운동량이 양자화되어 있음을 증명하기 위한 실험을 수행했다. 슈테른은 이론물리연구소 소장 막스 보른(Max Born, 1882-1970)의 조교였고 게를라흐는 실험물리연구소 조교였지만, 당시 프랑크푸르트 대학의 좋은 연구 분위기를 생각한다면, 이론물리학자와 실험물리학자의 협업이 생소한 일은 아니었다. 당시 학계에서 주목했던 보어 원자 모형은 음전하의 전자가 양전하의 원..
고등학생을 위한 적외선 분광법 : (1) 기초 고등학생을 위한 적외선 분광법 : (1) 기초 "분자의 진동 운동과 적외선 분광법" 0. 들어가기 어쩌다 보니, 지역 심화과학반 프로그램에서 ‘적외선 분광기를 이용한 물질 분석’ 수업을 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교수학습자료개발 활동과 맞물려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다. 적외선 분광기는 자외선-가시광선 분광기에 비해 워낙 고가인데다, 중고등학교 수준에서 활용 범위가 넓지 않은 편이서 일반 학교가 보유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번 프로그램 역시 학교가 아닌, 지역 수리과학정보체험센터 심화실험실에서 진행했다. 분광학 관련 내용을 진지하게 다루기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한 시간이었기에 블로그에 보충하여 내용을 정리해두고자 한다. 적외선 분광기도 기본적인 분석 원리는 이전에 포스팅했던 자외선..
오비탈의 침투 효과 (Penetration Effect of Orbitals) 오비탈의 침투 효과 Penetration effect of Orbitals 1. 거리에 따른 전자의 에너지 쿨롱 법칙(Coulomb's Law)은 서로 다른 두 전하의 상호작용을 설명한다. '전하 간 거리(r )'와 '전하량 곱(q1*q2)'에 따라 그 크기가 달라지는데, 거리가 가깝고 전하량 곱이 커질수록 강하게 상호작용한다. 물질을 이루는 원자는 양전하(+)의 핵과 음전하(-)의 전자로 구성된다. 서로 다른 종류의 두 입자가 하나의 원자 안에 공존한다. 우리는 쿨롱 법칙을 통해 핵과 전자 사이 상호작용을 설명할 수 있다. 만약, 핵으로부터 떨어진 거리(r )가 각기 다른 두 전자 1과 2가 있다면, 이들의 에너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단순하게 쿨롱 법칙만으로 예상해본다면, 핵에서 가까운 전자가 그렇..
주기율표의 역사 (3) 모즐리가 밝혀낸 원자 구조의 비밀 [관련 글] 243. 멘델레예프의 주기율표 : https://stachemi.tistory.com/243 주기율표의 역사 (2) 멘델레예프의 주기율 법칙 본문은 이전 글(242) 주기율표의 역사 (1) 원소의 규칙성 과 이어집니다. 주기율표의 역사 (1) 원소의 규칙성 주기율표의 역사 (1) 원소의 규칙성 0. 들어가기 독일의 조셉 폰 프라운호퍼(Joseph von Fra stachemi.tistory.com 1. 헨리 모즐리가 발견한 원자의 구조 1900년대 초반, 영국 맨체스터대학에는 훌륭한 과학자가 여럿 있었다. 그들을 대표할 수 있는 인물로 어니스트 러더퍼드가 있다. 러더퍼드 밑에는 다양한 성격의 유망한 제자들이 많았는데, 헨리 모즐리(Henry Gwyn Jeffreys Moseley, 1887-..
18족 원소 이야기 18족 원소 이야기 비활성 기체, 불활성 기체, 0족 기체 1. 비활성 기체 (noble gas) 주기율표의 오른쪽 맨 끄트머리에 위치한 18족 원소들을 noble gas, 또는 inert gas라 부른다. 뜻 그대로 번역하면, noble gas는 귀족 기체, inert gas는 둔하고 더딘, 무기력한 기체라 해야겠지만, 우리는 비활성(불활성) 기체라는 용어로 번역해서 사용한다. 18족 원소들은 원자 자체로 안정(stable)하여 주위 다른 원자들과 반응하려 하지 않는다. 굳이 더 안정해지려는 노력(?)에 게으르다고 할 수 있다. 화학에서 일어나는 변화(화학 반응, chemical reaction) 대부분은 물질이 더욱 안정해지려는 경향성에 의해 나타난다. inert는 '더딘', '무기력한'과 같은 뜻을..
오늘 카페에서 있었던 일 (feat. 각자의 사정) #20220521 주말에 집에만 있기에 따분하여 모처럼 가족들과 시장 구경을 하러 나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너무 더워서 더이상 걸을 수 없다는 아이들의 말을 핑계삼아 카페인 충전소로 들어갔다. 아침에 커피를 챙겨마시지 못한게 타격이 있나보다. 읍 단위에 흔치 않은 프랜차이즈 카페의 커피 맛은 오랜만이다. 둘째가 좋아하는 초콜릿 케이크와 더위를 식혀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큰 컵으로 두 잔 시켰다. 이미 주문을 마쳤는데, 생각해보니 아이들 음료가 없다. 뒤늦게 청포도 에이드 하나를 추가로 주문했다. 주문한 음료가 나오고, 둘째는 형아의 청포도 에이드를 한 입 먹더니 '우웨~엑' 하더니 맛이 별로란다. 첫째는 호로록호로록 잘도 마신다. 두 아들 취향 참~ 다르다. 카페에 사람이 별로 없긴 했지만, 그래도 저..
유효핵전하와 슬레이터 규칙 유효핵전하와 슬레이터 규칙 Effective Nuclear Charge & Slater's Rule 전자가 1개인 원자 또는 이온은 핵과 전자 사이 정전기적 상호작용으로 위치 에너지를 계산할 수 있다. 그러나 전자의 수가 늘어나면, 전자-전자 사이 추가적인 상호작용이 생겨나고, 이 상호작용의 크기는 전자 위치에 따라 값이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하게 계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결과적으로 원자 내 전자 수가 늘어났을 때, 여러 가지 효과들을 다루기 위해서는 근사법을 사용해야 한다. 1. 가리움 효과와 유효핵전하 하나의 양성자와 전자만으로 이루어진 수소와 달리, 여러 개의 전자를 갖는 다전자 원자들은 핵과 전자 사이의 인력 상호작용 외에 전자들 사이 반발력 상호작용이 존재한다. 이러한 전자들 사이 반발 상호작용..
심리학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가? 심리학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가? "구성주의와 기능주의, 행동주의 심리학" 1. 구성주의 심리학 (structuralism) 1870년대 철학자들과 생리학자들은 심리학적 주제들에 적극적이었으나, 방법은 철학이나 생리학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독일의 빌헬름 분트(Wilhelm Wundt, 1832-1920)가 1879년 심리학 실험실을 설립하고, 독립된 분야로 연구하기 시작하면서 현대 심리학이 출발하였다. 이후 분트의 제자인 스탠리 홀(Hall, 1844-1924)에 의해 1892년 존스홉킨스 대학에 미국 최초의 심리학 연구실이 설립되었다. 구성주의 심리학은 빌헬름 분트로부터 시작되었으며, 제자 에드워드 티치너(Edward B. Titchener, 1867-1927)에 의해 주도되었다..
하인츠 딜레마 상황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 (feat. 콜버그) 0. 들어가기 매주 새로운 심리학 주제로 학생들과 수업하는 것은 나에게도 좋은 자극이 된다. 주당 두 시간의 수업을 학생 발표와 교사 주도형 수업으로 나누어 진행하기로 결정한 것은 나름 좋은 판단이었던 것 같다. 학생들이 준비해오는 주제들도 신선하고, 나름의 생각들이 담겨있어서 발표를 듣는 동안 이것저것 필기하면서 배우고 있다. 수업 방식이 자리 잡은 이후, 교사 주도형 수업을 총 4 번 진행했다. 내가 준비한 주제는 '마이어스-브릭스 성격유형 검사(MBTI)', '바넘 효과(포러 효과)',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과 학습에 대한 생각', 그리고 가장 최근에 '하인츠 딜레마와 콜버그의 도덕성 발달 이론'을 다루었다. 사실, 학생들에게 '하인츠 딜레마(Heinz Dilemma)' 상황을 소개하고 싶었던 것이..
오슈벨의 유의미 학습 0. 들어가기 잡담 주절주절 더보기 오슈벨은 교수자의 효과적 지식 전달을 강조하고, 브루너는 학습자의 자율적 발견을 중시한다. 오슈벨이 강조한 학습은 수용 학습이다. 물론, 앞에 유의미라는 말이 붙긴 하지만 무언가 교수자 중심의 색깔을 지우기는 어렵다. 교수자는 학습 과제를 선정하고, 효율적인 전달을 위해 고민한다. 학습자의 인지 구조를 고려하고, 학생이 잘 연결시킬 수 있도록 적절한 소재를 찾는다. 학습자 스스로 무언가 경험하게 하기보다 교수자가 잘 짜놓은 판 위에 학생을 올려놓는 것과 같다. 내가 추구하는 수업이 오슈벨의 유의미 수용학습과 브루너의 발견학습 중에 어디에 더 가깝냐고 묻는다면, 확실히 오슈벨 쪽이다. 연차가 쌓이면서 그렇게 되었다라고 하기에는 신규 시절에도 똑같았기에 그렇게 말하는 것은..
[스크랩] 포러 효과, 바넘 효과 (고등학교 심리학, 2015 개정) 0. 들어가기 학생들과 함께 계획한 주당 2시간의 심리학 수업은 학생들의 모둠별 발표 1 회와 교사 발표 1 회로 이루어진다. 나는 첫 주제로 포러(바넘) 효과를 선정했다. 일단, 교과서에 읽기 자료로 포함되어 있고, 일반인들에게도 매체 등을 통해 몇 차례 소개된 바 있어서 다루기에는 무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번 주에 학기별 수업 진도표를 작성하면서, 바넘 효과 이후에 다룰 내용이 없을까 봐 걱정했는데, 심리학 교과서, 교육심리학 책 등을 뒤적거리다 보니, 소개하고픈 심리학자와 이론 등이 굉장히 많았다. 가르치는 자가 더 신나 하는 수업이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심리학 연구 결과, 사람들은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일반적인 성격 특성을 보고도 마치 자신의 성격을 요약한 것으로 믿는 경향이 있음을 밝..
원격 수업이 대면 수업을 대체할 수 없는 이유 #20220323 0. 하루에 60만 명의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하더니, 결국 우리 집도 그 확률을 피하지는 못했다. 내가 혹시 슈퍼 항체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착각은 첫째가 확진받은 지 불과 이틀 만에 깨졌다. 지난 목요일 첫째를 시작으로, 금요일 둘째, 토요일 나, 일요일 와이프를 끝으로 네 가족이 가지고 있던 불확실함과 공포는 확실함으로 바뀌었다. 두 아이가 고열로 인해 해열제에 의존하여 하루 고생한 것을 제외하고는 나름 건강하게 위기를 넘겼다. 바이러스와 엎치락뒤치락 뒹굴거리며 주말을 보내고, 드디어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었다. 지난 3월 14일 발표된 새로운 지침에 따라 교사는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 아니라면 학교에 출근한다. 유증상이더라도 자가진단키트 1줄이면 출근하고, 가족 중 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