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

(312)
Alq3의 합성 0. 들어가기 대학 시절 유기화학과 분석화학을 정말 못했다. 이렇게 말하면, 마치 물리화학과 무기화학은 잘한 것처럼 오해 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작부터 바로 잡아야겠다. 물리화학도 못했고, 무기화학도 그냥저냥이었다. 그럼에도 유기와 분석을 못했던 것이 먼저 떠오른 이유는 내용 이해도 못하고, 잘하고 싶은 욕심도 부족했기 때문이지 싶다. 그냥 한 마디로 하기 싫었던 것 같다. 그에 반해, 물리화학은 나에게 좋고 싫은지, 잘하고 싶은지 판단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시작부터 끝나는 순간까지 한결같이 하얀 도화지처럼 깔끔하게 못했고, 어려웠고,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여기 언급되지 않은 무기화학이 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앞의 세 과목이 너무 압도적이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
농도차 전지와 네른스트 식 0. 들어가기 블로그에 화학을 주제로 무언가 끄적이기 시작한 지도 햇수로 11년이 되어 간다. 첫 끄적임이 2014년이고, 1정 연수를 받았던 해로 기억한다. 이후, 드문드문하다가, 휴직했던 2020년에 남는 각 잡고 많은 끄적임을 쏟아냈던 것 같다. 대부분의 주제들은 미래의 나를 위한 것들이었다. 해가 지날수록 나이는 들고 이해력은 떨어지는데, 그에 반해 일상 속 가르치는 내용은 매년 비슷한 내용의 반복이어서, 혹여나 한순간 힘들게 이해했던 내용들을 잊어버릴까 봐 걱정되어 불안한 마음에 기록해 둔 것들이 많다. 일반화학 수준의 가벼운 내용들이 대다수지만, 굳이 세부 전공을 따져보자면, 물리화학 분야가 많은 편이다. 졸업 후에도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많았다는 뜻이기도 하겠고, 고등학교 화학을 가르치..
이무진 - 뱁새 #250531 토요일 아침에 출근하는 것이 너무 귀찮아... 밍기적밍기적대다가, 유튜브 알고리즘에게 영업당해 듣게 된, 이무진의 뱁새. 각자의 삶 속에서 실력과 노력과 무관하게, 결국은 받아들이고, 결국은 포기해야만 하는 순간도 있기에 더더욱 공감이 되는 가사가 많다. 라임을 살리기 위한 도치된 문장들도 듣기에 참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일상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상실감과 좌절감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표현함이 누군가를 덜 외롭게 하고, 조금은 안도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무진: "그런 속담이 있잖아요. 황새 쫓아가다 뱁새 가랑이 찢어진다. 본인 재능에 맞지 않는 분야를 끝도 없이 도전하고 실패함을 반복하다가 안될 것을 깨닫고 포기해 버리는 이야기입니다."무진: "클리쉐라고 하죠... 늘..
노화가 아니라, 마음의 병이네요. 1. 언제부터인지 알 수는 없지만, 발을 바닥에 내딛을 때 왼쪽 발바닥 바깥 부근에서 통증이 있었다. 발바닥 이곳저곳을 눌러보았지만, 바닥 어딘가가 직접 아프다기보다는 오히려 발등 쪽과 발날 쪽을 누르면 통증이 느껴졌다.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발을 다친 적도 없었고, 특별한 일을 경험한 것도 아니다. 그럴듯한 이유를 찾아보려 했지만, 그냥... 나이들어서 그런가? 노화가 이유로 가장 그럴듯했다. 그렇게 시간이 좀 흘렀고, 뭐, 조금 불편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 정도로 생각하고 생활했다. 병원까지 갈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나아지거나, 나이 때문에 어쩔 수 없구나 정도로 생각했다. 2. 그러다, 이번 1회고사 기간 오후에 잠깐 시간이 났다. 와이프는 내가 발 아프다고 찡찡대는 게 신경 쓰였는지 ..
형광과 인광 (Fluorescence & Phosphorescence) 형광과 인광 | Fluorescence & Phosphorescence   안정한 바닥 상태(ground state) 분자가 에너지를 흡수하면, 들뜬 상태(excited state)가 된다. 그리고, 들뜬 상태의 분자가 '빛의 형태로 에너지를 방출'하는 과정을 '복사 감쇠'라 한다. 완전 같은 의미라고 할 수는 없지만, 광발광(Photoluminescence)을 떠올리면 된다.  분자가 에너지를 받아 들뜨는 일은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지만, 들뜬 분자들이 빛 에너지를 방출하는 발광 현상이 그보다 덜한 것은 대체로 들뜸 에너지 대부분이 복사가 아닌 이웃 분자의 진동, 회전, 병진 에너지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은 비복사 감쇠 과정이다.  이번 글을 통해서는 들뜬 상태의 분자가 빛 에너지를 방출하는..
2028학년도 대학 입시는 어떻게 될까? 2028학년도 대학 입시는 어떻게 될까?  1. 2022 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가 쏘아 올린 조금 큰 공  올해, 고등학교 1학년부터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처음으로 적용된다. 새 교육과정의 최전선에 서게 된 고1들 학생들과 학부모, 담당 교사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교육과정은 국가가 추구하는 교육의 방향 설정과 정책의 출발점 역할을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말단 학교 현장은 교육과정의 사소한 변화에도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국가가 추구하는 전체적인 흐름과 방향으로부터 어긋나지 않도록 긴밀하게 고민하고, 고민하며 학교를 운영한다. 마치 꼬리잡기 놀이에서 ‘머리’의 생각과 의도를 ‘꼬리’가 정확하게 예상하고 상황을 파악해서 휘청거리지 않으려 머리의 작은 움직임..
3월은 모두 그렇다. #250224  내 소속 지역의 고등학교 대부분이 졸업식(및 종업식)을 12월 말에서 1월 초에 한다. 우리 학교는 12월 31일에 했다. 학사 일정이 빠듯한 느낌이 있긴 하지만, 예정된 학사 일정 전체를 마무리한 이후부터 다음 학년도 시작까지 여유가 있고, 급하지 않아 새 업무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할 수 있기에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편이다. (물론, 이러면 여름 방학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작년 말에 2025년도 학사 일정 결정 과정에서 같은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에 다수가 찬성표를 또 던진 것을 보면, 나만 특별하게 느끼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올해도 별 일이 없다면, 2025년이 지나기 전에 졸업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보통, 2월에는 인사 발령이 난다. 2월 초에 새로운 근무지와 학교가 결..
그랜드 프리즈매틱 스프링(Grand Prismatic Spring) 그랜드 프리즈매틱 스프링(Grand Prismatic Spring) 1. 위치: 미국의 옐로스톤 국립공원(Yellowstone National Park)2. 유형: 온천(hot spring) (전 세계 3대 온천)3. 발견: 1839년4. 구조: 지름 약 113m, 깊이 50m, 약 70℃ 온도의 물을 분당 2,100 L 분출5. 온천의 무지개 색깔:  - 온천의 밝고 강렬한 색깔은 미네랄이 풍부한 온천수의 가장자리 주위 호열성 세균(thermophilic bacteria)의 미생물 매트(microbial mat) 결과다. 미생물 매트란, 다양한 미생물들이 층(layer)을 이루어 존재하는 경우를 말한다. 온천의 미생물 매트는 녹색에서부터 빨간색까지 다양한 색상을 만들어내며, 이러한 다양한 색상 차이는 ..
크리스마스 밤, 아무말 대잔치 #241225  오늘 첫째가 궤도와 안지영 아나운서의 산타클로스 레이저 짤을 봤다. 모르는 척 한마디 보탰다."저 아저씨, 과학자야."  아빠가 과학자라고 말한 아저씨가 말하길,   산타클로스가 지구촌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하루 안에 모두 배달하기 위해서는 선물을 레이저같이 쏘는 것에 가깝고, 아이들이 잠을 안자고 거실에서 돌아다니면, 산타가 쏜 선물에 맞아 죽을 수 있다고 하니, 무섭다고 난리다.   그리고, 산타가 선물을 쏘기 전에, 얼른 방으로 자러 들어갔다. 첫째와 둘째가 갑자기 물었다."그런데, 산타할아버지가 쏜 선물은 어떻게 우리집으로 들어와? 막혀있잖아."예리하다. 그래서 더더욱 아무말이나 했다."아~~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을 쏠 때는 파동의 형태였는데, 누군가에게 관측 당하면 입자로 붕괴가 ..
식용색소와 락스 반응을 통한 반응 차수의 결정 식용 색소와 락스 반응을 통한 반응 차수의 결정Reaction of Blue Food Dye with Bleach 0. 들어가기  연말은 바쁘다. 학생은 학생 나름대로, 학교는 학교 나름대로, 교육청은 교육청 나름대로... 날씨는 춥고, 움직이기는 싫은데, 미뤄놓은 일들과, 제출해야 할 연구보고서, 결과보고서, 정산서가 산더미다. 이맘때쯤이면, 과거의 나 자신에게 '왜 이리 무책임했냐'고 탓을 돌려보지만, 매년마다 반복되는 것을 보니,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음을 또다시 느낀다.  내가 속한 지역은, 보통 12월 둘째 주 정도에 교육청 주관 과학교육 성과발표회가 열린다. 올해에도 교육청 사업에 이리저리 걸쳐 있는 상황이어서, 어쩔 수 없이 성과발표회에 1시간 정도를 담당해야 했었다. 사실, 복잡할 것은 없..
색소의 구조와 종류 0. 들어가기  학교에서 아이들과 해보면 좋을 것 같은 탐구 주제가 떠올라서 색소를 분자 구조에 따라 구분하여 모아본다. 대부분 위키피디아의 정보와 식품안전나라의 자료를 바탕으로 물질을 구분했다. 타르 색소의 경우, 같은 구조의 물질임에도 이름이 다양했다. 각 기준에 따라 매겨진 번호가 조금씩 다른 경우가 있어서 헷갈리는 부분이 있다. 색소 이름의 FD&C는 미국의 "Federal Food, Drug and Cosmetic Act"의 약자이며, FCF는 "for Color Food"를 뜻한다. 그리고, "E number"는 유럽의 식품 첨가물 구분 번호이다. 식용 색소의 경우 허용량, 사용될 분야나 품목에 따라 허용 여부 등이 미국, 유럽, 우리나라 각각이 조금씩 차이가 있었는데, 잘 모르는 영역이기에 ..
DPPH를 이용한 항산화능 분석 0. 들어가기  고등학교에서 화학을 주제로 제대로 된 탐구를 하기에는 이런저런 어려움이 많다. 실험실 환경, 시간 제약, 물질의 제한 등으로 인해, 잘해봐야 간단한 일반화학실험 수준을 넘어서기 어렵다. 그나마 동아리 활동 등에서 시도해 볼 수 있는 기초 실험으로 아스피린 합성하고, 나일론 합성하고, 녹차, 커피, 에너지 드링크 속에서 카페인을 추출하는 정도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너무 보편화되어 학생들의 과학 활동으로 너무 흔하게 되다 보니, 욕심 있는 학생들은 한 단계 더 높은 탐구를 찾아 이것저것 시도하면서 자신의 열정과 우수성을 어필하려 한다.  블로그에 고등학생을 위한 자외선-가시광선 분광광도법에 대한 글(129)을 작성한 때가 2020년인데, 이후 지능형 과학실 도입과 맞물려 무선 센서 형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