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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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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왜? (feat. 2022개정 화학 교육과정)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짧은 생각 2022년 12월 22일, 2022 개정 교육과정이 고시되었다. 교육청에서도 2022 개정 적용을 위한 준비 사업들이 하나둘 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현장 적용의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음이 느껴진다. 내가 6차 교육과정의 끝세대인데, 이후 7차(+2007 개정), 2009 개정, 2015 개정을 거쳐 현재는 2022 개정을 앞두고 있다. 학생에서 교사로, 그리고 교직 생활을 거치면서 벌써 5번째 교육과정을 맞이하는 셈이다. 다른 교과목의 변천사까지는 모르겠지만, 고등학교 과학과 내에서 일어난 변화만 살펴보자. 6차 교육과정이 다른 교육과정과 구분되는 가장 큰 특징은 공통과학이었다. 공통과학은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의 기초가 되는 몇 가지 영역을 뽑아 ..
잠 못 드는 밤, #231218 오랜만이다. 이런 끄적임. 머리가 복잡해서이기도 하겠지만, 마침 잠도 오질 않으니 무언가라도 끄적이고 싶었나 보다. 할 일은 많은데, 생각도 덩달아 많고, 막상 시간이 주어져도 하고 싶지는 않고, 마땅히 할 수 있는 환경도 갖춰지지 않아서라고 핑계 대고 싶다. 학교의 많은 선배 선생님들의 배려로 가족 관사를 사용할 수 있었다. 작고, 오래된 낡은 아파트이지만, 덕분에 아이들은 안정된 환경에서 학교와 유치원을 다닐 수 있었고, 와이프와 나도 학교 생활에 전념할 수 있었다. 여름에는 물놀이할 수 있는 물놀이터가 바로 앞에 있어서 좋았고, 바로 옆이 공원이라 저녁 먹고 아이들과 포켓몬 잡고, 루트를 돌면서 산책을 즐겼던 경험들도 좋았다. 걱정되었던 첫째의 초등학교 1학년 생활 적응도 너무나도 만..
옳고 그름인가, 좋고 싫음인가 #230702 나는 다양한 인간관계로부터 에너지를 얻는 외향적인 타입은 아니다. MBTI에서, E(외향)와 I(내향) 사이를 아슬하게 줄타기하지만, 스스로는 I에 더 많이 가깝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다양한 사람들과의 사회적 상호작용들을 외면하거나 홀로 고립되겠다고 행동하지는 않는다. 적당히 어울리고, 적당히 뺄 수 있는 미지근한 거리를 선호한다. 다른 이들과 어울리고 함께 일하면서 스트레스받는 경우도 있지만, 다행스럽게도 인간관계에서 발생한 불편한 감정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오래 담아두는 편은 아니다. 그래도 내가 다양한 상호작용 중에서 어떤 부분에서 불편함을 느끼는지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데 대체로 비슷한 상황이었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좋고 싫음의 문제를 옳고 그름의 문제로 끌어들..
끝맺음이 안되는 요즘 #230423 오랜만의 끄적임이다. 블로그에 임시 저장해놓고 쓰다만 글이 쌓여간다. 떠오르는 생각을 혹시나 잊을까 글쓰기를 시작했지만 마무리짓지 못하고 결국에는 왜 시작했는지 조차 기억에서 잊혀진 글도 여럿 있다. 급한 것부터 해결한다는 핑계로 밀리고 밀려서 마무리는 못하고, 지우기엔 아깝고, 그렇다고 마냥 남겨두기에도 애매해진 글들을 보자니 속상하다. - 마찬가지로 학교 업무용 컴퓨터에는 쓰다만 계획서가 쌓이고 있다. 정말 오랜만에 담임을 내려놓고, 학교 일에 온전하게 집중하게 되면서 '나'라는 사람이 어떻게 일을 하는가 들여다보게 되었다. 무언가 끝맺지 못하거나 용두사미를 극도로 싫어하면서도, 일의 마무리 단계 이전까지는 끊임없이 벌여놓고, 어떻게든 수습하고, 그럴듯하게 마무리하려고 아둥바둥하는 것에..
칭찬 받아왔던 일들이 당연한 것이 되어갈 때 #221208 둘째가 내 귀에 몰래 속삭였다. "오늘 유치원에서 당근이랑 김치랑 콩도 먹었어요." "우와~ 너무 대단한데??" 놀란 표정과 과장된 몸짓으로 응해주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다시 생각해보니 내 반응이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 둘째는 집에서 야채 언저리에 있는 것은 그 어떠한 것도 입에 대지 않는다. 짜파게티의 건더기 스프 녹색 한 톨도 걸러내는 필터가 입에 내장되어있다. 유치원에서 먹었다는 당근의 크기와 김치의 양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지만, 중요하지 않다. 먹었다는 사실이 엄청난 이벤트임이 분명하다. 종종 담임 선생님이 증언해주시는 것을 보면 오늘도 거짓은 아닐 것이다. 유치원 식판에 불그스름한 김치 잔해로 추정되는 흔적이 있는 것을 보아 거짓은 아닐 것이다. 다시 생각해봐도 아까 귓속말..
몽골 사람들은 불편하겠다 #221120 첫째가 요즘 이런저런 질문을 정말 많이 한다. 특히, 세계지도가 그려진 테이블을 보며, 전쟁에 관한 질문이 잦다. 내 지식이 너무나도 좁고, 빈약함을 느낀다. (책을 안읽어서 그래...) "아빠, 러시아는 왜 전쟁을 하는 거예요?” "아빠 아빠 아빠, 내가 유튜브에서 봤는데 옛날에 몽골 땅이 엄청 컸대요." "아빠, 지금 몽골은 여기(세계지도) 중에는 어디에 있어요? 근데 왜 이렇게 작아요?" "아빠, 몽골은 어떻게 그렇게 잘 싸웠어요?" 칭기즈칸부터 하나둘씩 이야기해주다가, 갑자기 가족 여행으로 몽골을 다녀와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 인터넷에서 몽골 사진을 검색해서 보여주었다. "우리, 여기에 여행 가볼까? 여기가 몽골이야~" "아빠, 몽골에 모래가 왜 이렇게 많아? 몽골은 사막이야?"..
이거 호재임? #20221017 이번 주말동안 카카오 생태계가 멈췄다.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관련 서비스 전체가 올스톱했다. 나는 토요일 오후쯤 카카오톡 PC버전 접속이 되지 않아, 몇차례 시도하다가 이상함을 느끼고 기사를 통해 화재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카카오 세상은 이틀간 멈췄다. 카카오톡이 안되고, 다음(Daum) 웹페이지 접속이 안되는 것이 불편하다 생각은 못했는데, 티스토리 블로그가 접속이 안되는 것은 생각보다 답답했다. 내가 블로그 페이지에서 보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과 티스토리 서비스가 다음카카오 제공(원래는 아니었는데ㅠㅠ)이었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 이틀이 지난 현재까지 복구되지 않은 부분이 소소하게 있다. 대부분의 티스토리 글들은 읽을 수 있지만, 모바일 페이지로 리디렉션 되고 있어..
글쓰기 버튼이 무겁다. #20220928 이전까지는 이런저런 짤막한 내용들로도 쉽게 글쓰기 버튼을 누르고, 공개하는데 별 생각이 없었는데, 점차 글쓰기 버튼의 무게가 무거워짐을 느낀다. 임시 저장된 글과 비공개 글의 개수는 늘어가지만, 어느 하나 마무리하지 못하고 뱉어내기를 주저주저한다. 사실, 2020년 휴직 기간에 처음 건드린 주제가 하나 있는데 아직까지 내놓지 못한 글도 있다. 제목도 여러 번 바뀌었고, 갈피를 잃은 것 같다. 내용을 보충하려고 덧붙이는 내용들이 점점 처음 글쓰기를 시작했을 때의 마음과 주제를 흐리는 것 같아 고민이다. 최근에 학교에서의 바쁜 일들이 정리되고, 짬짬이 시간을 내서 글을 마무리해보려고 이리저리 시도했는데 쉽지가 않다. 여전히 비공개 상태이고 찜찜함에 매일 수정 버튼만 만지작대고 있다. 처음 ..
오늘 카페에서 있었던 일 (feat. 각자의 사정) #20220521 주말에 집에만 있기에 따분하여 모처럼 가족들과 시장 구경을 하러 나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너무 더워서 더이상 걸을 수 없다는 아이들의 말을 핑계삼아 카페인 충전소로 들어갔다. 아침에 커피를 챙겨마시지 못한게 타격이 있나보다. 읍 단위에 흔치 않은 프랜차이즈 카페의 커피 맛은 오랜만이다. 둘째가 좋아하는 초콜릿 케이크와 더위를 식혀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큰 컵으로 두 잔 시켰다. 이미 주문을 마쳤는데, 생각해보니 아이들 음료가 없다. 뒤늦게 청포도 에이드 하나를 추가로 주문했다. 주문한 음료가 나오고, 둘째는 형아의 청포도 에이드를 한 입 먹더니 '우웨~엑' 하더니 맛이 별로란다. 첫째는 호로록호로록 잘도 마신다. 두 아들 취향 참~ 다르다. 카페에 사람이 별로 없긴 했지만, 그래도 저..
원격 수업이 대면 수업을 대체할 수 없는 이유 #20220323 0. 하루에 60만 명의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하더니, 결국 우리 집도 그 확률을 피하지는 못했다. 내가 혹시 슈퍼 항체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착각은 첫째가 확진받은 지 불과 이틀 만에 깨졌다. 지난 목요일 첫째를 시작으로, 금요일 둘째, 토요일 나, 일요일 와이프를 끝으로 네 가족이 가지고 있던 불확실함과 공포는 확실함으로 바뀌었다. 두 아이가 고열로 인해 해열제에 의존하여 하루 고생한 것을 제외하고는 나름 건강하게 위기를 넘겼다. 바이러스와 엎치락뒤치락 뒹굴거리며 주말을 보내고, 드디어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었다. 지난 3월 14일 발표된 새로운 지침에 따라 교사는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 아니라면 학교에 출근한다. 유증상이더라도 자가진단키트 1줄이면 출근하고, 가족 중 확..
할 일이 많을 때는 딴짓이 재밌는 법 #220105 1. 어제를 끝으로 2021학년도 정규 교육 과정이 마무리되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3학년 3반은 한 명의 낙오자 없이 모두 무사히 졸업했다. 졸업식이 끝나고, 기념사진을 찍고, 모두 학교를 떠났지만 학급 단톡방은 졸업 전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달라진 점이라면, 성인이 되었음을 스스로 자축하는 사진들이 종종 올라오고, 평소와 다르게 나의 일방적인 공지사항보다 아이들의 메시지가 더 많이 올라오고 있다는 점이다. 복직 후, 첫 학교, 첫 학급을 이끌어가는데 나의 이전 경험들이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아 혼자 고민을 많이 했었다. 각가지 이유로 쉴 새 없이 터지는 사안과 고민들은 안그래도 넘치는 수업시수로 정신 못 차리는 나를 코너로 몰아붙였다. 생각을 정리하려고 썼던 당시의 일기..
학생과 교사들을 위한 심화실험공간이 생겼다 #211107 지역교육과학정보원에서 발간하는 정보지에 투고를 하게 되었다. 내일이 마감인데, 정해진 주제 속에서 4쪽 이내 분량으로 생각을 전달하려니 쉽게 정리가 되지 않았다. 갈팡질팡하다가 어찌어찌 마무리되어 블로그에도 살짝 남겨두려 한다. 다시 읽어보니 시간을 들인 것에 비해 별 내용은 없는 것 같다. 중간 중간에 포함되어야할 그림자료들이 빠지니 더더욱 그런 것 같다. 1. 지역 체험센터에 심화 실험실이 생기다. 지역교육과학정보원에 수리과학정보체험센터가 개관했다. 센터 4층에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심화실험실도 함께 자리잡았다. 비용과 관리 문제로 학교 현장에서 구입하기 어려웠던 여러 심화교구와 기기들 또한 배치되었다. 이 공간에서 교사들의 과학 연수와 학생들의 심화 과제연구가 이루어질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