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잡담 (51) 썸네일형 리스트형 이 루틴을 벗어날 수 있을까? 아침 6시 30분에 첫 번째 알람이 울린다. 사실, 매번 알람이 울리기 몇 분 전에 깨곤 한다. 알람이 울리자마자 재빨리 끄고, 두 번째 알람이 울릴 때까지 잠깐 잠을 청한다. 두 번째, 그리고 세 번째 알람이 울리면, 더 이상은 미룰 수 없어 욕실로 향한다. 어느덧 시계는 7시를 넘어서고, 휴대폰 배터리 잔량을 확인하면서 자가 진단을 한다. 어지럽게 걸려있는 옷들 중 최근에 입은 기억이 없는 것을 주섬주섬 걸치고 집을 나선다. 차에 시동을 걸고, 시계를 보니 아직 7시 10분. 다행이다. 이 정도 시간이면, 중간에 스타벅스에 들를 수 있다. 사이렌 오더로 오늘의 커피 한 잔을 미리 주문해놓고, 출근길에 오른다. 스벅에서 1분, 타이밍이 맞지 않는 신호에 1분, 2차선 도로에 꾸물꾸물 기어가는 차량에 답.. 한글 공부가 재밌을 나이 #20210227 새 학기를 준비해야 하는 건 복직하는 교사나, 여섯 살 유치원생이나 마찬가지다. 덥수룩한 머리를 정리하려 미용실을 찾았는데, 다들 생각이 비슷했었는지 웨이팅이 좀 있다. 기다리는 동안 지루해할 첫째에게 휴대폰을 권했는데, 웬일인지 관심이 없다. 첫째는 요즘 한글 읽기가 재미있나 보다. 차를 타고 스쳐 지나는 간판 속 글자에 관심을 갖는다. 사실, 아직 아는 글자가 몇 개 되지 않는다. 또래에 비해 시기적으로도 빠르지도 않다. 그래도 굳이 글자를 익히라고 강요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본인이 답답하고, 관심이 생기기 시작할 때, 자연스레 익혀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저 아이가 궁금해하면 하나씩 알려주고, 점점 넓혀가는 식이다. 아들: 아빠! 저기 있는 글자에 받침대(받침)가 없으면.. 알파카가 제일 착하더라 #20210226 아이들과 영월 '펫힐링 달빛동물원'에 다녀왔다. 이곳은 동물원과 캠핑장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낭만을 즐기지 못하는 건조한 성격이라 그런지 지금껏 캠핑에 관심 가져본 적이 없다. 그런데, 지나가는 아이들 표정이 한껏 들떠있는 것을 보니, 어린 시절 아빠와의 캠핑도 나름 추억이고 즐거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순간 들었다. 딱 1 정도.(야외에서 자는게 싫어서...) 입구에서 입장권 발급과 함께 동물 먹이를 구입할 수 있다. 먹이는 한 통에 2천 원인데 야채와 알사료, 새 모이가 적당히 들어있다. 동물원을 모두 둘러보는 동안 먹이 체험하기에 부족한 양은 아니다. 충분하다. 아이들 각각 하나씩 달랑달랑 먹이통 들고가는 그림을 상상하며 산건데, 결과적으로 엄마 아빠가 하나씩 들고 먹이 체험했다.. (새로운) 학교로 돌아갑니다. #20210219 대부분의 사람들이 1월부터 새로운 마음가짐과 새로운 환경에 놓이는 것에 반해, 교사들은 3월 개학과 함께 한 해를 시작한다. 나 역시 3월부터 새로운 지역, 새로운 학교에서 3월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전과는 많은 것이 달라질 예정이다. 지난 17일, 18일 이틀에 걸쳐 새로 부임할 학교를 다녀왔다. 1. 새로운 학교까지 차로 약 1시간 정도 걸린다. 시골 학교라 관사가 있지만, 우리 집 꼬마들 유치원 등원 문제로 학교 관사를 신청할 수 없었다. 일단은 멀어도 출퇴근을 해야 할 듯하다. 운전에 각별히 유의해야겠다. 장거리를 반복해서 출퇴근하다 익숙해지면 긴장이 풀어지고, 졸거나 위험할 수 있다. 내년에 와이프가 근처 지역 학교로 이동할 수 있다면 상황이 조금 나아질 듯하지만, 올해는 어찌.. 준비를 하다 #20200115 1. 2021 년이 밝은지 보름이 되어간다. 1 년의 휴직을 마치고, 현장으로 돌아가야 할 시기가 왔다. 아직 두어 달이 남았기에 뚜렷하게 무언가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학교에 복직원과 전보내신서를 제출했다. 돌아갈 곳이 어딘지는 알 수는 없으나 돌아간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지난 2020 년을 기점으로 학교 현장은 많이 변했다. 온라인으로 학사 일정을 진행해야만 했으며, 수시로 손봐야만 했다. 평소 당연시 여기던 여러 행사가 취소되기도 하고, 영상을 찍고, 편집하는 선생님들의 모습이 자연스러워졌다. 새롭게 신경 써야 할 것들도 많아지고 다양해졌을 것이다. 그러한 1 년을 현장에서 함께 하지 않았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다행이지만, 한편으로는 아쉽다. 며칠전 웹캠을 샀다. 3월이 되면, .. 칼 포퍼의 반증주의 0. 가끔 이런 잡생각에 빠지는걸 어찌해야 하나 모르겠다. 다 쓰고 나니 뭔 말인가 싶기도 하다. 1. 근대 과학을 대표하는 과학철학 사상은 토마스 쿤(Thomas Kuhn, 1922-1996)의 과학 혁명의 구조이지만, 나는 칼 포퍼(Karl Popper, 1902-1994)의 반증주의(falsificationism)를 더 좋아한다. 쿤의 패러다임 이전 과도기적 사상으로 과학 교육론에서 언급된다. "과학 이론은 반증 가능성을 가져야 하며, 반증 가능성이 큰 이론일수록 좋은 과학 이론이다." 포퍼는 반증주의를 통해 과학 이론이 어떻게 이론으로서의 지위를 잃는지와 살아남는지에 대해 말했다. 다양한 반증 사례를 견뎌내면, 이론으로 남지만 견디지 못하면(제대로 설명해내지 못하면) 폐기된다. 과학 이론의 잠정성.. 중고 거래를 하다 #20201226 당근 어플을 이용하면, 평소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팔거나 나눌 수 있다. 평화로운 중고나라의 택배 거래가 부담이 되거나 팔려는 물건의 부피가 커서 택배를 이용하기 곤란할 때 유용하다. 우리 집에도 사용하지 않고 묶혀둔 여러 물건들이 있다. 일종의 잠재적 매물들이다. 한 가지 걸림돌은 내가 중고 거래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1. 매물 탐색 어느 주말 오전, 오랜만에 집안 곳곳을 청소하다 방치된 미끄럼틀이 와이프 레이더에 걸려들었다. 2017 년에 구입해서 아들 둘이 잘 타고 놀았다. 그런데 아이들이 커서인지, 더 재밌는 다른 놀잇감들이 많아서인지 모르겠지만 올해는 미끄럼틀을 타는 걸 본 기억이 몇 번 없다. 공간만 차지하는 미끄럼틀을 분해하여 아이들 방에 저상 침대를 놓는게 어떨지에.. 삼촌이 보낸 크리스마스 선물 #20201222 집집마다 분위기가 다르겠지만, 우리 집은 상대방이 원하는 선물을 해주는 경우가 많다. 명확하게 원하는 것을 표현하지 않으면, 돈이다. 그게 우리 집 스타일이다. 누군가는 딱딱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랜 기간 이렇게 살아오다 보니 은근히 편하다. 동생은 자기 생일에 야구 관람권을 요구하고, 나는 찜해두었던 안경을 요구한다. 자연스레 동생은 어린이날, 크리스마스가, 아이들 생일이 가까워지면, 무엇을 선물하면 좋을지 묻는다. 우리 집 분위기를 알아서인지, 엄마아빠, 장인장모님, 동생네, 처제네, 후배네 가족 모두 우리 애들이 요즘 어떤 장난감에 꽂혔는지, 무얼 가장 갖고 싶어 하는지를 경쟁하듯 물어온다. 마찬가지로, 며칠 전 동생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결국 추천해주지 못했다. 사실, 장난.. 브레이킹 배드 (Breaking Bad) #20201218 고등학교 화학 교사. 월터 화이트가 폐암 진단을 받고, 가족에게 돈을 남기기 위해 마약을 만드는 이야기. 2008년에 처음 방영되어 2013 년에 종영되었다. 총 다섯 시즌. 개인적으로 아껴두었던(아끼다 똥 된다.) 미드다. 대놓고 화학을 메인 소재로 하는 드라마인데, 평가까지 엄청 좋아서 혹시나 실망할까 봐 두려워 선뜻 시작하지 못했다.(시즌이 긴 편이기도 하고...) 그런데 눈치 없는 넷플릭스 알고리즘은 내 마음도 모르고 자꾸 추천을 해대서 눈에 밟히는 걸 애써 외면해왔다. imdb : 9.5/10.0 , 로튼토마토 : 96%, 98% 그러다 정말 우연히, 아무 생각 없이 보기 시작해버렸다. 빤스 차림으로 등장한 주인공 월터 화이트가 초반에 정신을 쏙 빼놓고, 급박하게 꼬여만가는 상.. 이해할 수 없는 일 #20201215 우리 아파트 주차공간은 매우 협소한 편이다. 세대당 차량 수는 평균 1 대 이상임이 분명한데, 확보된 주차 공간은 세대당 1.1 대다. 안타까울 따름이다. 물리적인 공간 부족을 어쩔 수는 없다. 저녁 8 시가 지나면 통로에 세워진 차로 가득하다. 이중 주차된 차들을 보고 있으면 정말 정신 사납지만 누군가를 탓할 수 없는 일이다. 늦게 퇴근했다고, 단지 밖 길가에 차를 세울 수는 없지 않은가. 늦게까지 일하고 귀가한 이들의 잘못이 아니다. 휴직 전, 나 역시 주차 공간을 찾으려 지하와 지상을 수없이 왔다 갔다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날이 밝으면, 밤새 복잡했던 그곳이 맞나 싶을 만큼 주차장은 휑~해진다. 아침 9 시만 되어도 공동 현관과 가까운 꿀자리도 몇 군데 비어있다. 다들 바삐 살고.. 잡담은 잡담일 뿐 #20201127 요즘 나도 모르게 블로그라는 공간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나 보다. 예전에는 그냥 한 줄, 두 줄 일상을 그냥 남긴다는 것에 의미를 두는 단순 끄적임이었는데, 화학 관련 글들로 인해 일일 방문자수가 조금씩 늘면서 누군가에게 보여줄 수 있는 내용만을 취사선택해서 남기고 있다는 생각이 문뜩 들었다. 그러다 보니 자꾸 순간의 생각들을 끄적여 남기지 못하고, 희미해지게 만들어버렸다. 오늘부터라도 되도록 끄적임은 짧게, 순간 들었던 좋은 생각들, 장면들은 놓치지 않도록 메모하듯 채워나가야겠다. 구글 포토 정책 변경 - 구글이 지배하는 세상 방금 전 이메일이 한통 도착했다. 발신자는 Google이다. Google 포토 저장용량 관련 중요 변경사항 stachemi님, 안녕하세요. Google 포토가 출시된 지 5년이 넘었습니다. 그 이후로 Google 포토는 단순히 사진을 관리하는 앱이 아닌 소중한 추억을 되새기고 싶을 때 방문하는 곳이 되었습니다. 현재 Google 포토에는 고객님의 콘텐츠를 포함하여 4조 개 이상의 사진 및 동영상이 저장되어 있으며 지금도 매주 무려 280억 개에 달하는 사진과 동영상이 새롭게 업로드되고 있습니다. Google에서는 더 많은 추억을 보관해 드릴 공간을 확보하고 앞으로 더 나은 Google 포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저장용량 정책을 변경할 계획입니다. - 2021년 6월 1일부터 고화질로 새롭게 백업되는.. 이전 1 2 3 4 5 다음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