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잡담

이 루틴을 벗어날 수 있을까?

728x90

 

 

아침 6시 30분에 첫 번째 알람이 울린다. 사실, 매번 알람이 울리기 몇 분 전에 깨곤 한다. 알람이 울리자마자 재빨리 끄고, 두 번째 알람이 울릴 때까지 잠깐 잠을 청한다.

두 번째, 그리고 세 번째 알람이 울리면, 더 이상은 미룰 수 없어 욕실로 향한다.

어느덧 시계는 7시를 넘어서고, 휴대폰 배터리 잔량을 확인하면서 자가 진단을 한다. 어지럽게 걸려있는 옷들 중 최근에 입은 기억이 없는 것을 주섬주섬 걸치고 집을 나선다. 차에 시동을 걸고, 시계를 보니 아직 7시 10분. 다행이다.

이 정도 시간이면, 중간에 스타벅스에 들를 수 있다. 사이렌 오더로 오늘의 커피 한 잔을 미리 주문해놓고, 출근길에 오른다.

스벅에서 1분, 타이밍이 맞지 않는 신호에 1분, 2차선 도로에 꾸물꾸물 기어가는 차량에 답답해하면서 연신 시계를 쳐다본다. 꼬불꼬불한 산길을 넘어서면, 지루한 고속도로가 나오고, 딴생각을 좀 하려니 과속 카메라가 있다.

오르막에 내리막에 변덕스러운 도로 사정에 몸도, 차도 힘들다. 수차례 분기점과 나들목을 들나들다보면, 어느새 학교에 도착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출근 길과 반대다. 물론, 출발과 동시에 내 커피를 주문하지 않고, 가끔 도착할 무렵 부족한 기름을 채우기 위해 주유소를 들른다는 것 정도가 다르다. 

무슨 요일이었는지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운전 중에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루틴을 내가 벗어날 수 있을까? 내가 갑자기 퇴근 길마다 지나치는 짬뽕 집에 갑자기 차를 세우고 저녁 먹을 수 있을까? 갑자기 달리던 경로를 벗어나 경치 좋은 곳에 차를 세우고,  일몰의 여유를 한 번쯤은 즐길 수 있을까?"

 

조만간 그럴 수 있기를 바란다.

 

 

 

728x90
반응형

'일상 > 잡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기의 연금술  (0) 2021.04.13
혹시, 괜찮은 학원을 추천해 주실 수 있나요?  (6) 2021.04.03
한글 공부가 재밌을 나이  (0) 2021.02.28
알파카가 제일 착하더라  (0) 2021.02.26
(새로운) 학교로 돌아갑니다.  (2) 2021.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