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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잡담

알파카가 제일 착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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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6

 

  아이들과 영월 '펫힐링 달빛동물원'에 다녀왔다. 이곳은 동물원과 캠핑장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낭만을 즐기지 못하는 건조한 성격이라 그런지 지금껏 캠핑에 관심 가져본 적이 없다. 그런데, 지나가는 아이들 표정이 한껏 들떠있는 것을 보니, 어린 시절 아빠와의 캠핑도 나름 추억이고 즐거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순간 들었다. 딱 1 정도.(야외에서 자는게 싫어서...)

달빛동물원 리플렛

 


 

  입구에서 입장권 발급과 함께 동물 먹이를 구입할 수 있다. 먹이는 한 통에 2천 원인데 야채와 알사료, 새 모이가 적당히 들어있다. 동물원을 모두 둘러보는 동안 먹이 체험하기에 부족한 양은 아니다. 충분하다. 아이들 각각 하나씩 달랑달랑 먹이통 들고가는 그림을 상상하며 산건데, 결과적으로 엄마 아빠가 하나씩 들고 먹이 체험했다.

  먹이통을 들고다니는 관람객들이 지나갈 때마다, 동물들은 연신 울어댔다.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저기요! 저기요! 이쪽 한 번 들러봐요! 아이~ 싸게 줄게! 아니면 구경만 해!"

  막상 가까이 가서 먹이를 주려하면, 치열하게 자기들끼리 경쟁한다. 체구가 작거나 힘이 약한 녀석은 멀찌감치 밀려나서 하나도 먹지 못하는 게 많이 안쓰러웠다. 괜스레 힘센 녀석들이 먹이를 독차지하는 모습이 미워보였다. 일부러 힘센 놈의 관심을 슬쩍 끌고, 반대쪽으로 먹이를 넣어주었는데 그것마저 기가 막히게 눈치채고, 뺐어먹는다.

  그런데, 알파카 우리에서는 조금 달랐다. 다가갈 때부터 사진 찍을 포즈를 취하더니, 먹이통을 열자 각자 자리를 잡는다. 머리를 밖으로 내밀고 빤히 쳐다보면서 그저 기다린다. 한 녀석씩 번갈아가면서 입에 당근을 넣어주었는데, 뺐어먹으려고 서로 투닥거리지 않더라. 그 모습이 예뻐보여서 오래 머물렀다.

  알파카가 원래부터 똑똑한 동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 순간만큼은 알파카 나름의 좋은 선택을 한 듯하다.

 

알파카야 뭘 원하니?

 

  

영월 펫힐링 달빛동물원

 

Home - 펫힐링 달빛동물원

영월군 펫힐링 달빛동물원 홈페이지

moonlightz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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