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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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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동기의 격차 0. 신문 기사를 하나 읽었다. 팔로우하고 있는 선생님들의 글을 읽었다. 와이프와 교육관에 관한 인터뷰를 했다. 그리고 지금 나는 정리되지 않은 내 머릿속을 정리하기 위해 글을 쓰고 있다. 답답하다. 1. 기사를 읽었다. 제목은 "코로나 학습 격차, 중위권이 없다."이다. 기사는 코로나로 인한 원격 수업의 실시, 그로 인한 학습 격차의 증가를 다뤘다. 학습 결손 불안함 해소를 위해 사교육에 매달리는 학부모들. 공부량을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떨어졌다는 학생의 사례. 중위권 학생들이 소멸했다는 현장 교사들의 의견. 가정 형편이 상층에 속하는 가정일수록 학생들 케어에 적극적이라는 내용 등이었다. 그리고, 기사는 다음 글과 함께 마무리된다. 신나민 동국대 교수(교육학)는 "학습 격차는 '학습 성취 격차'..
페이스북 안녕 1. 페이스북을 지웠다. 휴대폰 두 대, 아이패드, 데스크탑의 즐겨찾기 링크도 지웠다. 마음만 먹으면 다시 설치하고, 로그인할 수 있지만 그래도 멀리해야 할 것 같아 지우기만 했다. 메시지 어플은 남겨두었다. 과거의 글이 추억이 될까 싶어서, 혹시나 지난 학생들과의 연결 고리가 끊어질까 싶어서 과감하게 탈퇴까지는 못했다. 어쨌든 블로그를 제외하고, 개인 SNS는 하나만 남았다. 사실 몇 주 전에도 페이스북을 지웠던 일이 있다. 요즘 페이스북을 통해 내 일상을 공유하는 일은 거의 없었고, 일상에 관한 이야기를 펼치기에도 블로그가 더욱 편했기에 필요성이 크지 않았다. 페이스북은 그저 여러 사람들의 글(보다 광고가 더 많아)을 보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는 며칠 참지 못하고 다시 페이스..
앎의 대가 : 안알못의 안경 구입기 1. 기계식 키보드를 쓰기 전까지, 버튼 눌리고 오타 안나면 다 똑같은 키보드라 생각했고, 에어팟을 쓰기 전까지 어차피 막귀에는 번들 이어폰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드래곤볼을 모아 직접 조립해보기 전까지는 완제품에 적힌 숫자가 크고 비싼 것이 좋은 컴퓨터라 생각했으며, 나스(NAS)를 구축하기 전까지는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클라우드 기본 용량이면 충분했다. 지금의 나는 키보드를 고를 때, 무슨 축인지, 키압은 얼마인지를 따져봐야 하고, 노이즈캔슬링 세상에 접속할 때마다 그 고요함에 감탄한다. 드래곤볼을 모으던 과거의 나에게, 왜 돈을 조금 더 들여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보드를 고르지 않은거냐며 원망하고, 대용량의 데이터 저장과 외부접속만으로도 충분히 제 값한다고 느꼈던 나스도 빠릿함이 줄어 아쉽다고 ..
우리는 '무엇을' 검색하는가? 휴직 이후 블로그 활동이 잦아지다보니 자연스레 사람들이 어떤 경로로 내 블로그를 방문하는지에 관심이 생겼다. 다른 플랫폼을 경험해보지 못해서 비교가 어렵지만 티스토리는 방문자의 유입 경로를 3 가지로 구분해서 보여준다. 검색을 통한 유입, SNS을 통한 유입, 기타(직접 유입 포함) 유입. SNS을 통한 유입은 대부분 내가 공유한 링크를 통해 지인들이 방문한 것이기에 글을 공유하지 않는 날은 SNS를 통한 유입이 거의 없다. 블로그 방문자 대부분은 검색을 통해 유입된다. 누군가 포털 사이트에서 궁금한 내용을 검색하면 관련된 내 글 이 노출되고, 이를 클릭하면 블로그 방문자 수가 1 증가한다. 사용한 검색 엔진과 검색어는 다양하겠지만 검색을 위해 들인 시간과 노력에 상응하는 정보를 기대하며 클릭했을 것은 ..
스승의 날 내일은 5월 15일 스승의 날이다. 개인적으로 학교에서 보내는 스승의 날은 조금 불편하다. 학급이나 동아리 아이들이 감사함을 표한다고 우루루 교무실에 몰려올 때, 또는 어수선하게 무언가 준비하고 있음이 티남에도 모른척하고 있어야 할 때 만큼은 해가 지나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평소 주위 사람들과 감사한 마음을 주고 받으면서 감정 표현을 하는 것이 서투른 나의 개인적인 문제인 듯 하다. 아무리 그래도 아이들이 시간을 들여 써온 편지는 삐뚤빼뚤해도 당연히 고맙고, 그 자체로 너무 소중하다. (서술형 답안지는 삐뚤빼뚤하면 전혀 고맙지 않다.) 올해는 휴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집에서 평소와 다르지 않은 조용한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학교에서 여러 가지 변화와 불확실성으로 고생하고 계시는 ..
다양한 탄소 화합물 찾기 학교에서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고 있는 와이프가 뜬금없이 이런 메세지를 보냈다. "탄소 3개랑, 산소 2개, 수소 8개를 사용해서 만들 수 있는 탄소 화합물을 모두 그려보시오. 단, 주어진 모든 원자를 사용할 필요는 없으며, 일부의 원자가 남아도 무방하다. 결합은 실선으로 표시하며, 비공유 전자쌍은 표시하지 않는다." 최대 몇 가지나 나오는지 그려보고 알려줘~~ 그렇다. 학생들의 온라인 수업에서 제시할 과제라고 한다. 학생들이 과제 이후에 스스로 점검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자료를 만들면서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 같았다. 2015 개정 교육과정 화학1 첫 단원에서는 생활 속에서 사용되고 있는 몇 가지 탄소 화합물을 소개한다. 성취기준을 살펴보면, 학생들이 탄소 화합물이 일상생활에 유용하게 활용되는..
왜 온라인 '개학'이어야만 했을까? 중국과 우리나라가 코로나로 난리였던 것도 모자라, 이제는 세계 곳곳이 코로나로 인해 새로운 하루를 살고 있다. 길거리는 한산하고, 개개인이 갖고 있는 나름의 사정을 뒤로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력하게 실천하는 중이다. 주위를 둘러봐도 마스크 없이 돌아다니는 사람이 드물고, 나 스스로도 외출 준비 마지막에 마스크를 챙겼나 확인하는 모습을 보면, 초등학교 시절 미래상상그리기에서 모두가 방독면을 쓸 것이라던 미래가 온 듯 하다. 난 환경오염으로 전 세계가 방독면을 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바이러스 때문이었다. 코로나로 인해 두어 달 동안 정말 많은 것들이 변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등원은 무기한 연기되었고, 학교는 온라인 개학을 결정했다. 온라인 개학은 학생과 학부모 뿐만아니라 교사들에게도 당연히 생소한 용..
부모특강 - 부모는 아이의 미래를 볼 수 있는가? 부모특강 0.1%의 비밀 부모는 아이의 미래를 볼 수 있는가?이미지 및 영상 출처: EBS 부모특강 0.1%의 비밀 - 부모는 아이의 미래를 볼 수 있는가?http://www.ebs.co.kr/tv/show?prodId=132491&lectId=20245025 우리집 TV 채널은 주로 EBS에 맞추어져 있다. 특히나 바쁜 오전에는 아이들의 시선을 뺐음과 동시에 두 어른의 개인적인 용무를 위해 EBS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나와 두 아이만 집에 남겨져있던 오늘 오전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아이들 프로그램이 끝나고 진행된 30분 정도의 강연에 아이들은 주위가 산만해졌고, 나는 오히려 빠져들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내 아이를 '잘~~' 또는 '남들보다 어떻게~~' 기르겠다는 욕심은 없는 편이다. 그냥 알..
치우침에 대한 불편함 나는 자기 주장이 매우 강하고, 고집이 매우 센 편이다.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고, 내 주변으로부터 그런 말을 종종 듣는 것을 보면 어느 정도는 나를 대표할 수 있는 부분인 것 같다. (우리 아버지와 아들을 보면, DNA에 저장된 것인가 보다.) 이러한 성향 때문인지 타인의 가볍거나 흐릿한 말에 쉽게 설득되지 않으려 고집스럽게 버티지만, 반박하기 어렵거나 타당하다라는 생각이 드는 논리와 근거를 접하면 쉽게 수용하는 편이다. 내가 지닌 잠재된 독단적임(고집)을 경계하느라 끊임없이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내 생각을 보완하고 내 생각이 치우치지 않았을까를 경계하며, 논리에 집착한다. 그러나 스스로가 이러한 점을 지나치게 신경쓴다는 점은 좀 문제이다. 특히 일상 생활 속 타인과의 가벼운 대화를 제약하는 경..
좋게 변하는 중이다. 지난 금요일에 어린이집 부모참여수업에 다녀왔다. 오후 4시인 시작 시간에 늦지 않고자 1시간 정도 일찍 조퇴하였다. 시작 10분 전에 이미 어린이집 앞 놀이터는 부모님들로 붐볐다. 무엇보다 반가웠던 건 아빠, 엄마가 모두 많았다는 것이다. 과거와 다르게 아빠들의 육아 및 가사 참여도가 점차 늘고 있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충분히 만족할만한 수준인가를 논하는 것과는 별개로 변화는 일어나고 있다. 물론 개인별, 직종별, 지역별 편차야 당연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아이 어린이집 원아들의 부모 직종이 균일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여 생각해보면 그래도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보인다. 아직까지 많은 부분에서 제도적,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사실 또한 공감하면서도 우리 아이들이 자라서 사회에 진출하는 가까운..
하늘이 복숭아 색깔이야 노을지는 하늘을 보면서 큰아들이 말한다. 하늘이 복숭아 색깔이야. 이런 꾸밈없는 표현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아빠, 시계가 안돼요 하고 있어. 시간이 늦었는데 아들이 잠을 자지 않는다. 낮잠도 안잤는데, 피곤하지도 않은가보다. 나는 햇님이가 없다는 말로 설득시키려 하지만, "쪼끔만 더 놀자." 스킬을 시전한다. 그래서 나름의 타협안을 제시한다. "저기 시계 바늘이 하늘로 향하면, 우리 자러 가자." 아들은 나름 "그래!" 라고 자신있게 대답했지만, 시간은 이미 지나버렸다. "아빠, 시계가 안돼요 하고 있어." 그러고서는 아들이 표범무늬 애착이불을 들고 자러 들어갔다. 그러나 30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들은 거실을 들락이며, 안자고 있다. 그러고서는 "아빠, 바늘이가 내려갔어." 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