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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잡담

부모특강 - 부모는 아이의 미래를 볼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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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특강 0.1%의 비밀 부모는 아이의 미래를 볼 수 있는가?

이미지 및 영상 출처: EBS 부모특강 0.1%의 비밀 - 부모는 아이의 미래를 볼 수 있는가?

http://www.ebs.co.kr/tv/show?prodId=132491&lectId=20245025



  우리집 TV 채널은 주로 EBS에 맞추어져 있다. 특히나 바쁜 오전에는 아이들의 시선을 뺐음과 동시에 두 어른의 개인적인 용무를 위해 EBS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나와 두 아이만 집에 남겨져있던 오늘 오전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아이들 프로그램이 끝나고 진행된 30분 정도의 강연에 아이들은 주위가 산만해졌고, 나는 오히려 빠져들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내 아이를 '잘~~' 또는 '남들보다 어떻게~~' 기르겠다는 욕심은 없는 편이다. 그냥 알아서 크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특별히 부모의 노력에 따라 아이의 큰 길이 달라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저 삶을 살아가던 중 위험요소를 만났을 때나 방황하고 있을 때, 정보를 제공 해주고, 스스로 선택 할 수 있는 선택지를 다양하게 만들어주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육아 관련 조언이나 강연을 억지로 찾아 듣지는 않는 편이며, 의존하지 않으려 애쓴다.

  사실 이번 강연은 내 아이들 육아를 위해서라기보다 학교 생활 중 겪는 학생, 학부모 상담 과정에서 필요한 교사로서의 시각을 넓혀주는 느낌을 받아 집중하게 되었다. 강연자는 아주대학교의 김경일 교수님이었다. 예전에 '어쩌다 어른' 심리학 강연을 재미있게 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시작부터 순조로다.


  아래 내용은 강연 내용 80%, 글쓴이의 생각 또는 느낀점 20% 정도를 포함하고 있기에 순수 강연 내용만을 원하신다면 위 링크를 통해 먼저 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강연 주제는 "부모는 아이의 미래를 볼 수 있는가?"이다. 마치 육아 또는 자녀 교육에 한정지어진 특강 느낌이 나는 제목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세대 간 대화에서 발생할 수 있는 관점 차이를 극복할 수 있게 도와주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부모는 자식에게 마치 미래를 알고 있었던 것 처럼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멀리서 부모에게 달려오던 아이가 중간에 넘어졌을 때, 부모가 내뱉은 "으이구~ 너 그럴 줄 알았어! 왜 이렇게 조심성이 없니?"라는 말은 마치 부모가 이 상황이 벌어질 것을 미리 알았던 것처럼 말한 것이다. 물론, 부모가 당황해서 그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내뱉은 의미없는 말 이겠지만, 이는 '몰랐던 것'을 '알았던 것'처럼 말한 것이기 때문에 심리적 함정에 빠질 수 밖에 없게 한다고 한다. 마치 이 상황을 알고 있던 것처럼 기억이 왜곡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큰 착각 속에 빠져 살게 될 것이다.


    우리는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레 많은 경험을 하게 되고, 이전보다 많은 정보를 갖게 되면서 새로운 문제 상황을 접했을 때(또는 미래를 예측할 때), 고민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이전 경험 중에 비슷했던 경험을 새로운 상황에 적절히 적용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시간은 절약되고, 선택에 따른 불안과 불확실성은 감소하기에 이전보다 빠른 결정을 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강연에서 몇 가지 약점을 그래프를 통해 지적해 주었다.

  위 이미지의 노란색 그래프(지난 10년간의 변화)를 살펴보면, 그래프가 오른쪽으로 갈수록(나이가 들수록) 자신이 경험한 최근 10년동안 세상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그래프의 y값이 작아짐)하는 경향이 있고, 이전과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보라색 그래프(이후 10년간의 변화)를 살펴보면, 모든 연령대에서 공통적으로 지나간 10년(노란색)보다 앞으로의 10년(보라색)의 변화가 적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모든 사람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그래프는 아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예전의 규칙과 예전 가치관을 근거로 아이들의 미래를 설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말해준다.

 ※ 강연 내용과는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학부모 상담을 하다보면 많은 학부모님들께서 자신들의 예전 중고등학교 생활을 바탕으로 아이들의 학교 생활을 이해하고, 가치 판단하시는 경우가 많았다. 

  "제(부모)가 학교 다닐 때는 이렇게 행동하지 않았는데, 우리 아이가 왜이러는지 모르겠어요."

  "부모님께서 다니신 학교는 201x년 학교가 아니였으니까요. 저 역시도 변하고 있는 학교에 적응하고 있는 중입니다. 현재 학교를 다니는 건 아이니까요."

  나 역시도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가 나와 닮은 점에 집중하게 되다보니 많은 부분 신기하기도 하고, 아이의 미래 학교생활을 내 기준에서 예측하기도 한다. 하지만, 내 아이는 199x년도에 학교를 다니지 않을 것이며, 203x년대에 학생일 것이기에 섣불리 예상하지 않으려 한다. 명심하자. 나는 분명히 203x년에 학교를 다녀본 적이 없다. (물론, 학생으로)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나이가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변화가 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분명 존재한다. 이런 사람들은 나이와 상관없이 하고 싶은 게 많고, 좋아하는 게 많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주저하지 않으며, 세상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하고 싶은 것, 좋아하는 것이 많다는 점은 세상이 고정되어 있지 않고, 변할수록 더더욱 흥미로워진다는 것을 뜻하기도 하다. 


  반면, 젊은 나이임에도 세상의 변화가 적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 사람들은 앞으로의 세상도 크게 변하지 않기를 바란다. 놀라운 것은 현재 또는 직전에 큰 성공을 거둔 사람이 이렇게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자신 거둔 성공이나 성과가 변치 않길 바라는 소망이 은연 중에 담기는 것이라고 한다. 강연에서는 디지털 이퀴프먼트 사의 CEO 케네디 올슨과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빌 게이츠가 미래를 다소 소극적으로 예측했던 일화를 예로 들었다.


  이와 함께 성공적인 부모일수록 아이들의 미래를 제대로 내다보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짚었으며, 성공에 대한 에피소드가 많은 부모일수록 아이의 미래에 관해서는 '꼰대'가 될 수 있음을 경계했다. 성공을 거둔 것은 그 시대의 규칙과 룰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일반적이라고 여겨지는 몇 가지 공통적인 가치 외의 구체적 예측들은 쉽게 어긋날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아이(또는 후배 세대)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피해야 할까? 강연에서는 지혜로운 어른(부모)이 되기 위해 필요한 한 가지 규칙을 제시한다. 강연을 보면서 나 스스로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좋은 규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도 현재 이후 경험을 쌓게 되고, 자연스레 선배 세대가 되어갈 것이다. 그 과정에서 후배 세대(혹은 많은 학생들)와 괴리감을 갖는 꼰대가 되지 않고 무언가 도움이 될만한 말을 해줄 수 있는 누군가로 성장하기 위해 기억해야할 방법이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

"나의 성공은 있는 그대로 기술(description)하고, 실패는 설명(explanation)하라."


  과거 성공담은 기사를 쓰듯 있는 그대로를 기술(묘사)해야 하며, 그 이야기에 주체인 나는 빠질 수록 좋다. 성공할 수 있었던 당시 주변 여건들이나 상황이 현재의 상대방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게 해야 한다. 반면, 실패는 주체인 내가 잘못한 부분들이 포함될 수록 좋다. 어떤 먼저 경험한 자의 어떤 선택과 잘못이 실패를 불러왔는지에 대해 상대방이 생각해보고,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반면, 주변의 꼰대는 그 반대인 경우가 많다. 자신의 성공담에 자신의 노력과 열정, 역경 극복 사례가 빠질 수가 없지만, 실패담에는 자신이 철저히 빠진다. 잘 생각해보자. 누군가의 대화에서 Latte is horse ~ 이후에 어떤 이야기들이 나열되는지.


  자신이 경험한 과거의 성공만을 내세우다보면, 자연스레 다음 세대와의 관계를 망칠 수 있다. 이에 나의 성공을 기술할 때는 "내가 그 때 운이 좋았어~"로 대화를 시작하여 주체를 빼 보자. 또한 나의 실패를 설명할 때는 "내가 그 때 뭘 잘못했냐면 말이지~"로 시작하여 듣는 이로 하여금 나의 부족했던 점을 보완할 수 있게 정보를 제공해주자. 그렇다면, 나이가 들어가면서 누군가에게 배울 점이 많은 어른이 될 수 있다.


  또한 "모든 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지혜롭고, 그 다음 세대보다 어리석다." 라는 인지심리학자 마이클 토마셀로의 말과 앨리슨 고프닉의 "아이들이 기대한 것보다 어른들은 어리석으며, 어른들이 생각한 것보다 아이들이 똑똑하다."라는 말은 듣기에 불편할 수도 있지만, 이 말들의 진위여부와 상관없이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통해 좋은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을 가려낼 수 있다고 강연에서 말한다.

  아마도 대화 주체가 자신(선배 세대)의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생각함과 동시에 상대방(후배 세대)의 생각과 입장을 함께 고려할 수 있는 유연한 자세를 갖추고 있는가에 대한 내용인 것처럼 느껴졌다.


  강연의 마지막은 아이들의 미래에 대해 부모(어른)은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에 관한 이야기였다. 학교에서 주로 진로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많이 고민을 가져오는 부분이기도 했다. 당장의 고3 학생과 학부모에겐 진학에 관한 내용일 수도 있고, 진로일 수도 있다. 강연에서는 원하는 것(want)과 좋아하는 것(like)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하며, 분명 원하는 것이지만 좋아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고 말한다. 강연에서의 '원함'은 '잘함'에 가까웠다.

  강연에서의 '원한다는 것'은 무언가(예를 들어 미술)를 두고 경쟁하는 그룹 내에서 무언가를 잘하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는 경우였으며, 만약 그 무언가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이라면, 그 것과 무관한 집단 혹은 상황에서도 여전히 그 무언가를 좋아하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아이들은 필연적으로 부모보다 자신의 미래를 잘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원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은 아이가 직접 느끼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다만, 부모와 아이 사이에 열린 대화를 통해 아이가 스스로 원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구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말하면서 강연이 마무리 된다.


  끝으로, 아이는 부모와 여러가지 면에서 정말정말 비슷하지만, 같은 시대를 사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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