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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잡담

끝맺음이 안되는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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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23

  오랜만의 끄적임이다.

  블로그에 임시 저장해놓고 쓰다만 글이 쌓여간다. 떠오르는 생각을 혹시나 잊을까 글쓰기를 시작했지만 마무리짓지 못하고 결국에는 왜 시작했는지 조차 기억에서 잊혀진 글도 여럿 있다. 급한 것부터 해결한다는 핑계로 밀리고 밀려서 마무리는 못하고, 지우기엔 아깝고, 그렇다고 마냥 남겨두기에도 애매해진 글들을 보자니 속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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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찬가지로 학교 업무용 컴퓨터에는 쓰다만 계획서가 쌓이고 있다. 정말 오랜만에 담임을 내려놓고, 학교 일에 온전하게 집중하게 되면서 '나'라는 사람이 어떻게 일을 하는가 들여다보게 되었다. 무언가 끝맺지 못하거나 용두사미를 극도로 싫어하면서도, 일의 마무리 단계 이전까지는 끊임없이 벌여놓고, 어떻게든 수습하고, 그럴듯하게 마무리하려고 아둥바둥하는 것에 연속인 이중적인 모습이 자꾸 보인다. 물론, 일을 진행하는 과정 속에서 나에게만 보이는 이런 어지러움을 잘알고 있어서 시작하는데 주저하고, 일단 시작한 일은 끝맺음에 지나치게 집착하게 되는것 같기도 하다. 해야하는 일임은 분명하지만, 기한이 따로 정해져있지 않으면 쉽게 몰입하지 못하고, 일하는 과정이 재미있는 것들에 눈을 돌리고 시간을 쏟는 일이 잦다.

  동시에 항상 여러 일을 벌여놓는 편이라 주변 사람들에게 온갖 세상 바쁜척은 다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당사자인 나는 시간을 촘촘하게 쪼개 쓸 마음은 없다는 것 또한 아이러니하다. 기간이 촉박해지고, 긴장감이 적당히 올라와야 무언가 할 수 있는 준비 상태가 된다. 그게 나의 방식임은 이미 오래전부터 받아들였지만, 여러 사람이 함께 협업해야하는  일이 많아질수록 주위에 피해가 될까 염려스럽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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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기장에 단순 끄적임마저도 끝맺기가 어려우니, 지금 이순간 떠오르는 영상으로 서둘러 마무리해야겠다. 스스로는 완전한 벼락치기형 인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주어진 일을 후다닥 해치우지 않고 끝까지 부여잡고, 끝맺기에 주저하는 내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아서 공감했던 영상이다.

 

https://youtu.be/CKy5wtxroro

대화의 희열3 신지혜 아나운서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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