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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에 대한 학생들의 다양한 생각들 0. 들어가기 올해 교양 과목인 심리학을 처음 맡게 되었다. 처음에는 심리학적 즐길거리들을 주제삼아 가볍게 이끌어갈 계획이었지만, 몇몇 학생이 심리학과 진학을 희망한다는 말이 마음에 남았다. 교양 과목을 너무 진지하게, 깊은 지식 위주로 다루지는 않더더라도 그저 즐기기만 하는 아무런 메세지 없는 수업은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기에 방향성을 설정하는데 고민을 많이 했다. 결국, 지난 시간에 학생들과 논의 끝에 학생들의 그룹 주제 발표와 교사 주제 발표로 수업을 구분하고, 각각의 주제에 따른 개인 의견을 활동지를 작성하여 수업 이수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즐길거리와 진지함을 모두 놓치고 싶지 않은 욕심일 수도 있지만, 새로운 시도에 기대가 된다. 교양과목 특성상 정기고사도 치르지 않고, 별도 수행평가..
기체의 성질과 기체에 관한 실험 법칙 0. 들어가기 개인적인 잡담 더보기 2022학년도 새 학기가 시작되었고, 화학2 선택 학생수가 작년보다 많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공계 관련 진로를 희망하고 있음과 동시에 수능에서 화학2를 선택하지 않을 거라는 점들을 확인했다. 이에 부응하기 위해 나는 학생들이 대학교에 진학한 이후 일반화학 수업을 듣기 전 준비 과정으로 화학2 수업을 운영하기로 했다. 진로 선택이라는 과목 성격을 보다 잘 살려보기로 했다. 되도록 시험 부담은 줄이고, 교육과정에 포함된 내용은 빠짐없이 다루되, 특정 단원을 왜 학습하고, 해당 성취 기준이 왜 중요하게 다뤄지는지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2차시의 수업을 마쳤다. 그런데 생각보다 빠르게 문제점이 드러났다. 학생들이 말하길, 수업 내용이 너무 매콤하단다..
심리학이란 무엇인가? 0. 들어가기 올해 3학년 교양과목으로 심리학 수업을 담당하게 되었다. 대학교 전공필수였는지 선택 과정이었는지 확실치 않지만, 교육심리학을 들었던 기억이 있다. 이후 임용고시를 준비하면서 또 한차례 접하고, 다시금 맞이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심리학 교과가 교양과목으로 편성되어 있다 보니, 교과서에 충실하게, 이론적으로 진지하게 접근하기에는 학생들의 흥미 유지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수업은 심리학 관련 토픽 중심으로 진행하고, 별도 보충할 수 있는 자료를 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수업을 준비하면서 알게 되고, 이해한(해석한) 고등학교 심리학 교과서 내용들을 정리하여 남겨두고자 한다. 1. 현대 심리학 심리학(phychology)은 한자 그대로 직역하면, '마음'의 '이치'..
금속-아세틸 아세토네이트 착물의 합성 금속-아세틸 아세토네이트 착물의 합성 "Fe(acac)3의 합성 및 분석" 0. 들어가기 겨울방학 중에 진행될 '과학교사 실험연수'에서 강의 일부를 맡게 되었다. 주된 테마가 '심화기기 활용'이라서 어떤 내용을 다루면 좋을지 고민을 하다가 간단한 금속 착물을 합성하고 결과를 여러 분석 기기(mp, IR, UV-Vis 등)로 확인하면 연수 취지에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착물의 겉보기 색이 분명하면서도 합성 과정이 비교적 간단했으면 좋겠다는 조건을 스스로 더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Alq3(Tris(8-hydroxyquinolinato)aluminum)였다. Alq3는 OLED 재료 물질의 시작이라는 상징성이 있고, 화학 발광(chemiluminescence) 현상을 관찰하기 쉽다는 큰 장점이 있다..
뮤지엄 산 (MUSEUM SAN) #220113 뮤지엄 산(MUSEUM SAN) 위치: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오크밸리 2길 260 아이들을 유치원 어린이집에 서둘러 보내고, 바로 목적지로 향했다. 나는 두 번째, 와이프는 첫 방문이다. 개인적으로 지난번 방문에 좋았던 기억이 남아있다. 같은 장소라도 사람마다 취향과 가격에 따른 기대치가 다르기에 주위에 온전히 추천하지는 않았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어려, 다소 버거울 것 같아 가족과 함께 가는 것은 쉽게 용기 내지는 못했었다. 물론, 그 생각은 여전히 유효하다. (얼른 무럭무럭 자라라. 그런데, 크고 나면, 엄마 아빠랑 이런 데 오는 게 관심 없겠지? 안 따라오겠지?) 모처럼 시간 내서 온 김에 다해보기로 했다. 와이프랑 둘 뿐이고, 특별한 계획도 없어 시간도 넉넉하고! 제임스 터렐관 관람..
황산 구리 수용액은 왜 푸른색일까? 1. 황산 구리 수용액은 왜 푸른색일까? 중학교 또는 고등학교에서 '금속 착물(metal complex)'을 언급할 일은 없다. 주기율표는 배우지만 전이금속은 소개에 그치고, 배위결합 또한 현재 교육과정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전이금속과 배위결합이 중심이 되는 착물 개념을 학교 현장에서 생소해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수업 중 '금속 착물'이라는 용어가 직접 사용될 일은 없지만, 은연 중에 다뤄지고는 있다. 대표적인 것이 색을 갖는 금속 이온 수용액이다. 우리는 황산 구리 수용액이 푸른색을 띤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전기 화학 단원에서 구리 이온의 환원으로 인해 용액 내 구리 이온 수가 줄면, 수용액의 푸른색이 점차 옅어진다는 지문 또한 흔하게 볼 수 있다. 구리 이온이 ..
할 일이 많을 때는 딴짓이 재밌는 법 #220105 1. 어제를 끝으로 2021학년도 정규 교육 과정이 마무리되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3학년 3반은 한 명의 낙오자 없이 모두 무사히 졸업했다. 졸업식이 끝나고, 기념사진을 찍고, 모두 학교를 떠났지만 학급 단톡방은 졸업 전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달라진 점이라면, 성인이 되었음을 스스로 자축하는 사진들이 종종 올라오고, 평소와 다르게 나의 일방적인 공지사항보다 아이들의 메시지가 더 많이 올라오고 있다는 점이다. 복직 후, 첫 학교, 첫 학급을 이끌어가는데 나의 이전 경험들이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아 혼자 고민을 많이 했었다. 각가지 이유로 쉴 새 없이 터지는 사안과 고민들은 안그래도 넘치는 수업시수로 정신 못 차리는 나를 코너로 몰아붙였다. 생각을 정리하려고 썼던 당시의 일기..
열용량 (Heat capacity) [관련 글] 233. 계와 내부 에너지 : stachemi.tistory.com/233 계와 내부 에너지 (System & Internal Energy) 계와 내부 에너지 System & Internal Energy 1. 계와 주위 열역학(Thermodynamics)에서는 에너지의 전환에 관심 갖는다. 화학에서는 물질 변화 과정에서 에너지는 어떻게 관여하고, 달라지는지에 대해 알고 stachemi.tistory.com 236. 엔탈피 : stachemi.tistory.com/236 엔탈피 (Enthalpy) [이전 글] 233. 계와 내부 에너지 계와 내부 에너지 (System & Internal Energy) 계와 내부 에너지 System & Internal Energy 1. 계와 주위 열역학(Ther..
2019학년도 4월(4.10.) 고3 학력평가 화학1 풀이 [10번] 2019학년도 4월 고3 학력평가 화학1 풀이 [10번] 정답 : ② ㄴ 풀이 : 문제에 주어진 정보는 다음과 같다. 온도와 압력이 일정할 때는 기체의 부피가 곧 입자수(몰수)에 해당한다. (아보가드로 법칙) 원자량은 X > Y 이며, 자연스레 분자량은 XY2 (가)라는 뜻이다. 2. 표에 주어진 (가)와 (나)의 부피를 40V [L]로 같게 맞춰보자. 부피를 같게 해준다는 것은 (가), (나) 분자의 몰수를 같게 만들어준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금부..
학생과 교사들을 위한 심화실험공간이 생겼다 #211107 지역교육과학정보원에서 발간하는 정보지에 투고를 하게 되었다. 내일이 마감인데, 정해진 주제 속에서 4쪽 이내 분량으로 생각을 전달하려니 쉽게 정리가 되지 않았다. 갈팡질팡하다가 어찌어찌 마무리되어 블로그에도 살짝 남겨두려 한다. 다시 읽어보니 시간을 들인 것에 비해 별 내용은 없는 것 같다. 중간 중간에 포함되어야할 그림자료들이 빠지니 더더욱 그런 것 같다. 1. 지역 체험센터에 심화 실험실이 생기다. 지역교육과학정보원에 수리과학정보체험센터가 개관했다. 센터 4층에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심화실험실도 함께 자리잡았다. 비용과 관리 문제로 학교 현장에서 구입하기 어려웠던 여러 심화교구와 기기들 또한 배치되었다. 이 공간에서 교사들의 과학 연수와 학생들의 심화 과제연구가 이루어질 수..
디핵 & PATEKO - OHAYO MY NIGHT 정확하게 언제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9월 어느 날이었을까? 아침 출근길에 음원 사이트 랜덤 재생으로 흘러나온 노래 하나가 나를 집중하게 했다. 운전하다 흘끗 쳐다본 센터페시아 화면에 표시된 가수와 제목 모두 낯설었다. 알아듣지 못한 부분이 몇 군데 있었지만, 중간 중간 들리는 가사들이 인상깊어 다시 들어봐야만 할 것 같았다. 다시 재생했다. 가사에 집중했다. OHAYO MY NIGHT (안녕 나의 밤?) 처음보다 들리는 가사가 많았다. 흘러가는 멜로디는 가사와 너무 잘어울렸다. 가사가 예쁘고, 시적이었다고 하는게 더 적절한 표현인 것 같다. 그런데 듣다보면, 알 수 없는 감정으로 자꾸 울컥했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그냥 울컥했다. #211028 밤 12시가 넘었으니, 10월 28일이다. 다음 날 수업 ..
주 4일제가 되려거든 수요일을 휴일로! #20211021 화요일, 긴급하게 수요일 단축수업이 결정되었다. 여건상 정상적인 급식은 이루어질 수 없고, 빵으로 대체 급식을 지원하는 방법을 비롯해 여러 선택지가 있었지만, 우리 학교는 학생들을 조기 귀가시키고, 학사일정 조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물론,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아이들은 마냥 즐겁다. (너네, 2회 고사 마지막 날 급식 생기고, 정상수업할 예정이야! 진정한 조삼모사인 것을...) 수요일 오전 수업이 끝나고, 순식간에 학생들이 학교를 빠져나가니 교실이 휑해졌다. 갑자기 오후 수업이 사라지니, 선생님들도 그동안 미뤄두었던 개인적인 업무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와이프네 학교도 우리 학교와 같은 결정이 내려져, 이번 기회에 함께 조퇴하여 두 아이의 독감 백신 접종을 하기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