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핵 & PATEKO - OHAYO MY NIGHT

 

 

  정확하게 언제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9월 어느 날이었을까? 아침 출근길에 음원 사이트 랜덤 재생으로 흘러나온 노래 하나가 나를 집중하게 했다. 운전하다 흘끗 쳐다본 센터페시아 화면에 표시된 가수와 제목 모두 낯설었다. 알아듣지 못한 부분이 몇 군데 있었지만, 중간 중간 들리는 가사들이 인상깊어 다시 들어봐야만 할 것 같았다. 다시 재생했다. 가사에 집중했다.

OHAYO MY NIGHT  (안녕 나의 밤?)

pixabay @Free-Photos

  처음보다 들리는 가사가 많았다. 흘러가는 멜로디는 가사와 너무 잘어울렸다. 가사가 예쁘고, 시적이었다고 하는게 더 적절한 표현인 것 같다. 그런데 듣다보면, 알 수 없는 감정으로 자꾸 울컥했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그냥 울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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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28

 

  밤 12시가 넘었으니, 10월 28일이다. 다음 날 수업 준비를 비롯해 이것 저것 하다가, 한순간 스쳐지나갔던 이 노래가 갑자기 떠올랐다. 하던 일은 까맣게 잊은 채 유투브에서 뮤비 찾아보고, 다른 노래 들어보고, 이곳 저곳을 헤맸다. 이렇게 흘러보낸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뭐라도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나는 계획에 없던 블로그 글쓰기 버튼을 눌렀다.

너를 사랑하고 있어
너를 사랑하고 있어


자기야 날 사랑해주면 안 될까?
말처럼 쉽지는 않은 걸 알지만
세게 날 안아주면 안 될까?
오늘따라 세상이 무섭단 말이야

잠깐 인공호흡을 해주라
왠지 숨이 잘 안 쉬어져서 난
날 놓을 거면 과거에 놔주라
네가 있는 시간에서 죽어갈 거야

우리 그냥 결혼하면 안 될까?
돈은 내가 열심히 벌 테니까
이 세상과 내가 눈감는 날
까지만 날 사랑한다 말해주라

내가 너를 사랑해도
네가 날 안 사랑해도
우린 나름대로 행복할 거야
내 방 천장에 그려 본
내 우주에게 물어본
말은 나를 사랑하면 안 될까?


오사카나 오키나와의 바다
내 뮤비들을 찍었던 곳 말이야
같이 가자 약속했었잖아
그 약속이 깨질까 봐 겁이 나

WHUTUF이 결혼한다 하던 날
진짜 처음으로 걔가 부럽더라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너와 영원을 말할 수 있을까?


가족이 되어주라
내 집이 되어주라
나도 날 줄 테니 너도 널 주라
평생의 연인이야
네 말대로 말이야
그래 별과 우주잖아

날 사랑하지 않는다면
나의 사랑 반을 받아
내 남은 사랑의 반도
내가 채워줄 거야 꼭


내가 너를 사랑해도
네가 날 안 사랑해도
우린 나름대로 행복할 거야
내 방 천장에 그려 본
내 우주에게 물어본
말은 나를 사랑하면 안 될까?

내가 너를 사랑해도
네가 날 안 사랑해도
우린 나름대로 행복할 거야
내 방 천장에 그려 본
내 우주에게 물어본
말은 나를 사랑하면 안 될까?

  가사만 옮겨놓고 보니, 단순한 청춘의 짝사랑 이야기처럼 읽힌다. 그런데 멜로디를 들으면서 가사를 찬찬히 살펴보면, 가사 이면의 다른 상황이 그려진다. 그리고 알 수 없는 감정이 든다. 단순 짝사랑 이야기라는 생각보다 화자의 복잡 미묘한 상황과 감정이 뒤덮혀있는 듯 하다.

날 놓을거면 과거에 놔주라. 네가 있는 시간에서 죽어갈 거야.
날 사랑하지 않는다면, 나의 사랑 반을 받아. 내 남은 사랑 반도 내가 채워줄 거야 꼭
내 방 천장에 그려 본, 내 우주에게 물어본 말은 나를 사랑하면 안 될까?

 

  음원 발매일을 찾아보니 2020년 6월이다. 검색해보니 SNS 등을 통해 요근래 역주행한 곡이라고 한다. 뮤비와 각종 영상을 찾아보니 세기말 감성에 일본 느낌이 물씬 난다.

https://youtu.be/KCpWMEsiN3Q

[출처] Youtube 서울뮤직 https://youtu.be/KCpWMEsiN3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