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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정보

뮤지엄 산 (MUSEUM 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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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13 뮤지엄 산(MUSEUM SAN)

 

위치: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오크밸리 2길 260

 

  아이들을 유치원 어린이집에 서둘러 보내고, 바로 목적지로 향했다. 나는 두 번째, 와이프는 첫 방문이다. 개인적으로 지난번 방문에 좋았던 기억이 남아있다. 같은 장소라도 사람마다 취향과 가격에 따른 기대치가 다르기에 주위에 온전히 추천하지는 않았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어려, 다소 버거울 것 같아 가족과 함께 가는 것은 쉽게 용기 내지는 못했었다. 물론, 그 생각은 여전히 유효하다. (얼른 무럭무럭 자라라. 그런데, 크고 나면, 엄마 아빠랑 이런 데 오는 게 관심 없겠지? 안 따라오겠지?)

  모처럼 시간 내서 온 김에 다해보기로 했다. 와이프랑 둘 뿐이고, 특별한 계획도 없어 시간도 넉넉하고! 제임스 터렐관 관람과 명상관 프로그램까지 모두 예약했다. 통합권 결정! 뜻밖에 강원도민 할인에 기분이 좋아졌다.

기본 + 제임스터렐 + 명상 = 통합권(39,000) * 강원도민할인(20%)

  가장 빠른 시간대의 건축 해설도 신청했다. 총 소요되는 시간이 1시간 정도인데, 설명을 듣기를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다. 웰컴 센터(입구)에서부터 뮤지엄 산 곳곳을 둘러보며, 건축물 전반에 숨겨진 이야기와 뮤지엄 설계자인 '안도 타다오' 이야기, 작품 세계에 대해 자세히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잘 모르는 분야를 새롭게 알아간다는 것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요즘, 여러모로 관심을 두고 있는 유현준 교수님이 '알쓸신잡'이나 개인 유튜브 채널 등에서도 자주 언급했던 건축가라  은근 친숙하기도 했다.

  또한 뮤지엄 산 이름의 ''의 S, A, N 이 의미하는 것이 공간, 예술, 자연을 뜻하는 Space, Art, Nature 의 앞글자를 딴 것이라는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1. 웰컴센터에서 뮤지엄 본관으로 가는 길 <플라워 가든과 워터 가든>

망원경 아닙니다. 풍향계 아닙니다. 황조롱이입니다. #제라드 먼리 홉킨스를 위하여

  가장 먼저 접하는 곳은 플라워 가든이지만, 겨울이라 플라워는 찾아볼 수가 없다. 눈이 쌓여 살짝 황량한 느낌이 있지만, 어차피 시선은 커다란 빨간 조형물이 모두 가져간다.

  해설사님께서 무엇을 형상화한 것 같냐고 물으셨을 때, 나는 망원경, 와이프는 풍향계라고 답했다.(이과 갬성, 누가봐도 삼각대 모양이 아닌가?) 둘 다 틀렸다. 저건 '황조롱이'다. 놀랍게도 거대한 윗부분이 바람에 따라 회전하기도 한다.(그럼 풍향계 아닌가?)

 

뮤지엄 '산'의 시그니쳐, 12개의 펜네 파스타 조각이 아닌 #아치웨이

  황조롱이 조형물을 지나면 자작나무 길이 나오고, 워터 가든이 나온다. 워터가 다 얼어서 살짝 휑하지만, 그래도 시그니처 조형물인 펜네 파스타 열 두 조각이 아닌, '아치 웨이'가 있다. 아침 일찍 시간대에, 날씨도 추워서 방문객 자체가 적어 사진 찍기에는 좋았다. 

 

2. 뮤지엄 본관

스톤 가든을 감상할 수 있는 2층 뷰, 그리고 백남준 님의 #커뮤니케이션 타워

  사실, 본관에서 이런저런 설명을 듣느라 사진을 많이 찍지 못했다. 설명 사이의 셔터음이 분위기를 깰 것 같았다. 그래도 2층 그리드 창 사이로 보이는 스톤 가든은 꼭 사진으로 남기고 싶어서 하나 남겼고, 백남준 님의 '커뮤니케이션 타워'는 해설사님의 설명이 마무리된 장소여서 시간적 여유가 있어 사진으로 남겼다. '커뮤니케이션 타워'는 세로 파노라마로 찍어서 나름 공간감 느껴지게 잘 건진 것 같다.

 

<한국미술의 산책 VII : 구상회화 2021.6.19 - 2022.5.29.> 가장 마음에 들었던. 윤중식 작가님의 파워포인트 선두께 4½ 감성

  해설사님의 설명이 끝나고, 다음 프로그램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어 상설 전시관을 둘러보기로 했다. 《한국미술의 산책 VII : 구상회화》를 주제로 전시가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윤중식 작가님의 굵직한 선으로 이루어진 그림들이 마음에 들었다. 마치 내가 파워포인트로 이미지 작업할 때, 선두께 4½로 설정한 도형과 같은 갬성이랄까?

 

3. 스톤 가든

설명을 들었는데,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어찌어찌하게 앉아서 사진을 찍으면 재밌다는 것만 어렴풋이 기억난다.

  <명상관>과 <제임스 터렐관>을 가려면, 본관 뒷 편으로 나와 다시 외부 정원인 스톤 가든으로 나와야 한다. 출입구 바로 앞에 벤치가 놓여있고, 작품이 하나 있었는데 설명을 자세히 듣지 않아 정확한 내용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명상관과 제임스 터렐관 체험을 모두 마치고, 다시 본관으로 돌아왔다. 제임스 터렐관의 전시는 두 번째였는데, 처음 만큼의 충격과 놀라움은 없었지만, 빛을 이용한 작품이라 역시 좋았다. 스톤 가든에는 고대 무덤을 연상하는 분봉들이 여럿 있는데, 추워서 사진을 못 찍었다. 명상관과 제임스 터렐관은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4. 다시 뮤지엄 본관

<Spielraum x Phytology 식물의 방> #개인화된 유럽 식물도감

  <Spielraum x Phytology> 식물을 주제로 한 전시회였다. 여러 작품들이 있었다. 식물도감인지, 그림인지, 사진인지, 표본인지 구분이 안 되는 작품도 여럿 있었다. 너무 사진 같아서 우와~ 했는데, 진짜 사진이었고, 너무 표본 같아서 우와~~ 했는데, 실제 표본을 사진으로 찍은 뒤, 이를 그림으로 표현한 것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것은 김제민 작가님의 <개인화된 유럽 식물도감> 작품이었는데, 유쾌하신 분인 것 같았다. 유럽에서 관찰한 이름 모를 식물들 24종을 도감으로 그럴듯하게 기록해놨는데 '이 식물 정보를 어찌 다 찾아서 이렇게 만들었을까?' 하던 찰나에 작품 설명글을 보니, 도감 내 기록된 이름, 식물 분류학적 위치, 서식지 등의 내용이 모두 과학적 사실과는 무관한 작가의 허구란다...ㅎㅎ 김제민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도 보는 이의 뒷통수를 치는 센스가 여럿 있었다.

 

나뭇잎(전원길, 2012)

  시간이 좀 지나니, 관람객들이 제법 되어 주변 눈치보느라 파노라마 모드에서 너무 급하게 출렁거리며 찍어버리고 말았다. 반듯한 사진을 얻지는 못해서 아쉽다.

 

 

  그밖에, 다른 멋진 것들도 많았는데, 사진에 다 담지는 못했다. 그래도 약 5시간 동안 점심도 안 먹고, 꾸며진 공간을 온전히 즐기고 온 것 같아 나도, 와이프도 굉장히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 혹시나 강원도 원주에서 특별하게 할 일이 없고, 편안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한 번쯤 와서 분위기를 느끼고 가도 좋을 듯 하다.

 

뮤지엄 산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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