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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화학이야기

원자 모형의 변천 (2) 원자핵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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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 모형의 변천 (1) 원자 내부가 왜 궁금해진걸까? : https://stachemi.tistory.com/132

 

원자 모형의 변천 (1) 원자 내부가 왜 궁금해진걸까?

원자 모형의 변천 (1) 원자 내부가 왜 궁금해진걸까? - 돌턴의 원자 모형, 톰슨의 원자 모형- 1. 원자 내부가 궁금할 필요가 없던 시절 - 돌턴의 원자론 내부에 대한 궁금증은 그 속에 더 작은 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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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 모형의 변천 (2) 원자핵의 발견

- 러더퍼드 원자 모형 -

 

1. 어니스트 러더퍼드

  '핵물리학의 아버지' 어니스트 러더퍼드(Ernest Rutherford, 1871-1937)는 뉴질랜드 출신 물리학자이다.

  1895년 런던국제박람회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영국 캐번디시 연구소(Cavendish Laboratory)의 연구생이 되었으며, 스승인 J.J. 톰슨(Joseph  John Thomson, 1856-1940)을 만나 <X-선에 의한 기체의 전도성 효과>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였다. 이 과정에서 톰슨은 전자를 발견했다.

  이후 톰슨의 추천을 받아 캐나다 맥길(McGill)대학 물리학과 교수로 부임한다. 당시 많은 과학자들은 X선과 우라늄선(방사선)에 관심이 많았으며, 러더퍼드도 그 중 하나였다.(이전 글(135) 참조)

맥길 대학에서의 러더퍼드 (1905)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Ernest_Rutherford_1905.jpg

  러더퍼드는 프레데릭 소디(Frederik Soddy, 1877-1956)와 함께 본격적인 방사선 연구를 시작했으며, 많은 업적을 세운다. 우라늄이나 라듐 등이 내놓는 방사선은 세 종류(알파, 베타, 감마선)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며, 원소 붕괴 과정에서 발생함을 증명했다. 또한 어떤 원소든지 붕괴를 시작하여 양이 절반이 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일정하다는 것을 발견하고, 반감기(half-life) 개념을 제안했다.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Britannica_Radioactivity.jpg

  러더퍼드는 자신의 연구 결과를 모두 정리하여 1903년에 '방사성 법칙(Law of Radioactive Change)'을 발표했다. 이후, 자연 방사성 원소의 화학적 성질에 관한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1908년에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다. 캐나다에서 영국 맨체스터로 돌아온지 1 년 만의 일이다.

* Rutherford Documentary Trailer (7m 18s) : https://youtu.be/K3-c0o2Wp2o

러더퍼드 다큐멘터리 트레일러 [영상 출처] https://youtu.be/K3-c0o2Wp2o

 


 

 

2. 가이거-마즈덴 실험 (러더퍼드 알파입자 산란실험)

  영국으로 돌아온 러더퍼드는 방사선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이어갔다. 1909년, 그의 조교 한스 가이거(Hans Geiger, 1882-1945)와 학부생 어니스트 마즈덴(Ernest Marsden, 1889-1970)의 주도 하에 한 가지 실험을 계획하였다. 주된 내용은 '알파선(방사선)이 얇은 금속박을 투과하는 과정에서 휘어지는 정도(산란각)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러더퍼드의 알파입자 실험장치 [영상 출처] BBC Atom 1부 The Clash of the Titans (2007) 영상 캡쳐

  알파 입자가 금박을 투과한 뒤, 검출 스크린(황화아연, ZnS)에 도달하면 작은 형광 불빛을 내도록 장치를 준비했다. 가이거와 마즈덴의 주요 임무는 어두컴컴한 실험실에서 현미경에만 의지하여 형광 스크린의 불빛 횟수와 산란 패턴을 기록하는 일이었다. 몇 시간동안 이어지는 고된 작업이었다.

톰슨의 원자 모형이 정확하다면, 모든 알파 입자는 1도 이내의 최소한의 산란만을 일으키며 금박을 그대로 통과할 것이다.

  당시에는 알파선의 구성 입자가 헬륨 원자핵이라는 사실은 몰랐지만, 전자보다 약 7,300 배 무겁고, +2e 전하를 띠는 입자라는 것 정도는 이미 알고 있었다. 스승인 톰슨의 원자 모형(플럼 푸딩 모형)이 옳다면 알파선이 금박을 투과할 때, 상대적으로 가벼운 전자는 알파 입자의 흐름을 방해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했다. 따라서 대부분의 알파 입자가 금박을 통과한 후, 그대로 직진하거나 약간의 꺾임(1도 미만) 정도만 발생할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이 실험은 러더퍼드의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았으며, 단순히 알파 입자 산란각을 측정하는 정도에서 마무리되지 않았다.

 


 

러더퍼드의 알파입자 산란실험의 실제 결과 : 큰 각도로 휘어진 알파입자가 관찰된다.

  알파 입자 대부분은 러더퍼드의 예상대로 금박을 그대로 투과하거나 약간의 휘어짐만을 보였다. 그러나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입자가 10 도 이내 휘어짐을 보였으며, 러더퍼드는 뛰어난 과학적 직관을 발휘하여 가이거와 마즈덴에게 검출기 반대편으로 튕겨나오는 입자가 있는지 관측해보도록 지시하였다. 매우 드물긴 했지만, 8,000 번에 1 번 꼴로 반대 방향으로 튀어나오는 입자가 관측되었다.

  러더퍼드는 가이거와 마즈덴이 관측한 이 이상한 실험 결과를 가볍게 넘길 수 없었다. 그는 이 현상이 휴지(금박)에 15 인치 포탄(알파 입자)을 쏘았을 때, 포탄이 튕겨 나온 것과 같은 말도 안되는 결과라 비유했으며, 러더퍼드 자신도 이 현상을 완전히 이해하는데 1 년이 넘게 걸렸다.

"It was almost as incredible as if you fired a 15-inch shell at a piece of tissue paper and it came back and hit you."

-Ernest Rutherford -

 


 

3. 러더퍼드의 원자 모형

  러더퍼드는 알파 입자 산란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원자 내부 구조를 표현해야 했다. 일단, 스승인 톰슨의 플럼 푸딩 모형을 대체해야 함은 확실했다. 1911년 러더퍼드는 오랜 고민 끝에 새로운 원자 모형을 제시했다.

  러더퍼드가 실험을 통해 알게된 사실(결과)은 다음과 같다.

- 대부분의 알파 입자는 얇은 금박을 그대로 투과하여 직진한다. 휘어지는 경우에도 1~ 2도 이내이다.
- 금속의 두께가 두꺼워지면, 휘어짐의 정도가 커졌다.
- 90 도 이상 심하게 꺾이는 알파입자가 존재하지만 그 비율은 매우 적었다.


  대부분의 알파 입자가 그대로 투과하여 직진했다는 사실로부터 원자 내부는 대부분이 빈 공간임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알파 입자를 튕겨낼 수 있을 만큼 큰 양전하를 갖는 입자가 원자 내부에 존재함을 알 수 있었다. 알파 입자가 튕겨 나오는 빈도수는 매우 드물었기에 양전하가 매우 작은 공간에 밀집 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러더퍼드가 발견한 이 입자가 바로 원자핵(atomic nucleus)이다.

러더퍼드의 원자 모형 (1911)

  중심에 모든 양전하가 밀집된 핵이 자리잡고, 대부분의 공간이 비어있다면 전자는 어떻게 존재하는 것일까? 전자가 내부에 존재한다는 것은 이미 톰슨에 의해 밝혀진 사실이었다.

  러더퍼드는 전자가 핵 주위를 빠르게 원운동을 한다고 제시했지만, 물리학적으로 어떻게 그것이 가능한지를 설명하기는 어려웠다.(이유는 러더퍼드 모형의 한계에서 살펴보도록 하자.) 어쨌든 러더퍼드의 원자 모형은 태양계를 닮아 있었다.

  사실, 러더퍼드의 원자 모형과 비슷한 원자 구조를 먼저 제안한 사람이 있었다. 1903년, 톰슨이 전자를 발견하고 플럼 푸딩 모형을 제안했던 때에 일본의 나가오카 한타로(Hantaro Nagaoka, 1865-1950)는 양전하 주위를 전자들이 돌고 있는 토성 모형(saturnian model)을 제안했었다. 

나가오카 한타로의 토성 고리 모형 (1904)

  러더퍼드가 한타로의 모형에서 영감을 받았는지는 현재로서는 확인할 수 없는 일이다. 물론, 이런 비슷한 모형을 주장했던 사람은 한타로 이전에도 있었다. 프랑스의 물리학자 장 페렝(Jean Baptiste Perrin, 1870-1942)은 자신의 노벨상 강연(1926)에서 1901년에 러더퍼드와 같은 태양계 모형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다만, 러더퍼드가 앞서 모형을 제시한 두 사람과 구별되는 차이점은 원자핵의 존재를 실험을 통해 직접 입증하고, 이를 근거로 한 원자 모형을 만들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3. 러더퍼드 모형의 문제점

  러더퍼드는 원자핵을 바탕으로 행성 모형(planetary model)을 제시했지만, 설명할 수 없는 크나큰 문제가 있었기에 금방 다른 모형으로 대체될 것을 어느정도 예감했을 것이다. 문제는 원자핵이 아닌, 전자의 운동이다.

  역학적으로 원자 내 전자들이 원운동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자는 전하을 띤 입자인데, 전하를 띤 입자(전자)가 가속 운동(원운동)을 하게 되면 전자기 유도에 의해 전자기파가 발생한다. 전자기파를 발생시킨다는 것은 전자의 (운동) 에너지 일부를 잃는다는 것을 뜻한다. 전자기파를 방출하고, 에너지를 잃은 전자는 원래의 원 궤도를 유지할 수 없다. 따라서 전자는 점점 작은 궤도를 돌게 되며, 결국 핵에 빨려 들어가게 된다.

   이는 원자가 안정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하며, 매우 빠르게 붕괴하여 소멸한다는 의미다. 원자 자체의 안정성을 설명할 수 없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존재 가능한 원자의 수명은 0.000000000001 초 정도이다.

러더퍼드 원자 모형의 한계  [출처] Principles of Modern Chemistry 7th, Oxtoby 154p

  설령 원자의 수명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원자가 방출하는 빛이 선 스펙트럼의 형태를 보이는 것을 설명할 수 없었다.

  만약, 전자가 원운동을 하고, 전자기 유도에 의해 방출하는 빛을 분광기를 통해 관측하면, 연속적인 스펙트럼의 형태를 보여야 한다. 왜냐하면, 전자의 회전 반지름은 연속적으로 감소하며, 운동 에너지 또한 연속적으로 감소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방출하는 빛의 스펙트럼 또한 연속적이어야 하는 것이 당연했다. 그러나 원자들이 내뿜는 빛을 분광기를 통해 관찰하면, 선 스펙트럼의 형태를 분명히 보였다.

  결국은, 원자 내부를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설명 체계가 필요했으며, 이는 그의 제자 닐스 보어(Neils Bohr, 1885-1962)에 의해 이루어진다.

 

원자 모형의 변천 (2) 원자핵의 발견

- 끝 -


*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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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 모형의 변천 (3) 보어의 원자 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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