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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화학이야기

원자 모형의 변천 (1) 원자 내부가 왜 궁금해진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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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 모형의 변천 (1) 원자 내부가 왜 궁금해진 걸까?

- 돌턴의 원자 모형, 톰슨의 원자 모형-

 

1. 원자 내부가 궁금할 필요가 없던 시절 - 돌턴의 원자론

  내부에 대한 궁금증은 그 속에 더 작은 무언가가 존재할 수 있을 때 갖게 된다. 눈 앞의 물체가 가장 작은 단위의 것이라면, 그것의 ‘내부’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 당연히 내부가 궁금할 이유도 없다. 마치 휴대폰 내부는 궁금해할 수 있어도 휴대폰 분해 중에 나온 나사 내부는 궁금해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그림 1. 존 돌턴(John Dalton, 1766-1844)

 

  1808년, 영국의 화학자 존 돌턴(John Dalton, 1766-1844)은 물질의 기본 단위가 원자라는 내용의 《화학 철학의 새 체계(A New System of Chemical Philosophy)》를 발표했다. 우리 주변의 모든 물질들이 원자라는 기본 알갱이의 조합으로 만들어진다고 했다. 돌턴이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는 아직 분명치 않지만 ‘수학에 기반을 둔 가설’의 형태로 원자론은 세상에 나왔다.

  돌턴의 주장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라부아지에의 '질량 보존 법칙(law of conservation of mass)', 프루스트의 '일정 성분 비 법칙(law of definite proportion)' 등에 영향 받았고, 질소 산화물(N2O, NO, NO2 등)을 구성하는 질소 대 산소 비에 관한 자신의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배수 비례의 법칙, law of multiple proportions)

그림 2. 질소 산화물의 질량 : 산소 비 [출처] 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5/5e/Demonstration_of_the_Law_of_Multiple_Proportions.jpg

 

  돌턴이 원자론을 주장했지만 원자에 대해 자세히 설명할 필요는 없었다. 원자론이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물질이 더이상 깰 수 없은 알갱이들의 모임으로 만들어진다는 점이기 때문이다. 깰 수 없는 알갱이의 내부에 대해 물을 일 또한 없다.

  과학 개념이나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모형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과학에서의 모형은 실제를 설명하기 어렵거나 개념 자체가 모호할 때, 익숙한 것에 빗대어 표현한 것을 말한다. 모형을 사용하면, 어려운 개념의 이해를 도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모형만으로 실제를 이해한다면, 모형이 갖는 모든 속성이 실제에도 똑같이 적용될 것이라 상상하게 되는 문제점이 생길 수 있다.

  돌턴의 원자는 별다른 모형이 필요없다. 그냥 "가장 작은 알맹이" 정도의 표현이 가장 깔끔하다.

 


 

2. 그런데 왜 원자 내부가 궁금해진 것일까?

  그런데, 우리는 돌턴 이후 다양한 원자 모형이 등장했음을 알고 있다. 원자 모형은 원자 내부(또는 구조)를 무언가에 비유하여 나타낸다. 원자 모형이 등장했다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의미가 있다. 관심을 두지 않던 원자 내부(또는 구조)를 설명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는 것과 그 것을 익숙한 것에 빗대어야만 했다는 것이다.

  원자 모형 이야기는 영국의 물리학자 J.J. 톰슨(Joseph John Thomson, 1856-1940)으로부터 시작된다. 톰슨은 원자 내부를 플럼 푸딩(plum pudding)에 빗대어 설명했다. 원자 내부를 설명하려는 첫 번째 시도이다.

그림 3. J.J, 톰슨(Joseph John Thomson, 1856-1940)  [출처] Peter Atkins, Chemical Principles 6th, Fig 1-1 

 

  톰슨이 원자 내부를 설명해야 했던 이유는 전자(electron)라는 새로운 입자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전자가 모든 원자 내부에 존재함을 알게 되었으며, 이것이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는지를 설명해야 했다. 전자를 발견하고, 자신의 모형을 내놓는데까지는 7년이 걸렸다.

 


 

  톰슨은 어떻게 전자를 발견했을까? 당시 과학자들 사이에는 음극선에 관한 연구가 인기였다.

  진공 유리관 내부 두 전극에 높은 전압을 걸어 방전시키면 음극(cathode)에서 광선이 나와 반대편으로 흐르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었는데, 이 때 발생한 미지 광선을 과학자들은 음극선(cathode ray)이라 불렀다.

  * 음극선이라 이름 붙인 것은 양성자의 최초 발견자로 알려진 골트슈타인(Eugen Goldstein, 1850-1930)이다.

  과학자들은 음극선의 정체에 관심이 많았다. 빛과 같은 파동의 일종이라는 주장과 물질의 흐름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음극선은 비물질인가? 물질인가? 에 대한 논쟁이었다.

그림 4. 자석에 의한 음극선의 휘어짐   [출처 및 제작자] Mateus Silva Rego,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Ampola_de_Crookes.gif 

 

  톰슨은 음극선의 정체가 음전하를 갖는 입자의 흐름이라고 생각했으며, 실험을 통해 입증 가능할 것이라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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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톰슨은 음극선을 이용한 중요한 세 가지 실험을 했다. 

  첫 번째 실험은 음극선에서 음전하를 띤 입자들을 분리해 낼 수 있는가 하는 실험이었다. 음극선관 주위에 자기장을 걸어주어 음극선의 흐름을 휘게 하면, 휘어지는 것 이외에 똑바론 진행해 가는 무엇이 있는지 조사했다. 이 
실험을 통해 그는 음극선에는 자기장 안에서 똑바로 진행하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음극선이 음전하를 띤 입자의 흐름 외에 다른 어떤 것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뜻했다. 

  두 번째 실험은 음극선에 전기장을 걸어주었을 때 음극선이 휘는지를 조사하는 실험이었다. 이 실험은 이전에 다른 사람들에 의해 시도되었지만 실패했었다. 관 안에 남아 있던 기체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 톰슨은 관 안의 진공도를 훨씬 높인 다음 실험을 다시 해 보았다. 예상했던 대로 음극선이 양극 쪽으로 휘어졌다. 그것은 음극선이 음전하를 띤 입자들의 흐름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시키는 것이었다. 

  톰슨의 마지막 실험은 전기장 안에서 음극선이 휘어가는 정도를 측정하여 음극선을 이루는 알갱이의 전하와 질량의 비(e/m)를 결정하는 실험이었다.


[원문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전자와 X-선의 발견 - 현대 과학의 시작 (물리산책, 곽영직)

 

  톰슨은 음극선이 자기장에 의해 휘어지는 현상을 관찰했으며, 음극을 구성하는 금속판(원자)의 종류에 상관 없이 항상 같은 휘어짐을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자기장에 의해 휘어지는 정도와 음극선이 유리관 벽면에 충돌했을 때, 발생하는 열을 이용하여 음극선의 전하(e) 대 질량(m) 비를 알아냈다. 이를 비전하(e/m, charge to mass ratio)라 한다. 비전하 역시 금속판 종류에 무관하게 일정한 값을 가졌다.

  음극선의 비전하 값은 수소 이온보다 1000배 이상 컸다. 이 말은 같은 전하량(+1 또는 -1)을 내기 위해 필요한 입자의 질량(m)을 비교했을 때, 음극선 구성 입자(전자)의 질량이 당시 가장 가벼운 원자라 알려진 수소의 약 1/100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그림 5. 톰슨의 전하 대 질량 비 측정  [출처] Oxtoby, Principles of Modern Chemistry, 7th Fig 1.9

 

  1897년, 톰슨은 이 모든 결과를 종합하여 음극선이란 음전하를 갖는 아주 작은 입자의 흐름이며, 이 입자는 원자 종류와는 무관하게 공통으로 갖는 원자의 구성 입자라 발표했다. 톰슨은 이 입자를 미립자(corpuscles)라고 불렀지만, 우리는 전자(electron)라 부른다.

 


 

  톰슨이 전자의 존재를 실험으로 밝혀냈지만, 전자가 모든 원자에 공통으로 존재한다는 톰슨의 주장은 어느정도 의심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필연적으로 톰슨은 원자 내부에 전자가 어떤 방식으로 들어있는지 설명할 필요성이 있었다. 

  전자는 분명 음전하를 갖는다. 반면, 원자는 전기적으로 중성이다. 전자가 원자를 빠져나오면, 전자가 빠져나간만큼 전기적으로 양전하를 띨 것이다.

  톰슨은 양전하를 띠는 가상의 구(pudding)에 음전하의 전자(plum)가 듬성듬성 박힌 구조를 생각해냈다. 1904년, 톰슨은 원자를 플럼 푸딩(plum-pudding)에 비유한 모형을 발표했다. 플럼 푸딩 모형으로 인해 전자가 마치 고정된 것처럼 보이지만, 전자 사이의 상호 반발력으로 일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움직일 수 있다고 했다.

  톰슨 모형에 따르면, 원자 질량은 내부에 존재하는 전자 질량의 합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수소 원자는 매우 많은 수의 전자를 가져야 했다. 

그림 6. 플럼푸딩 [출처] http://coutsd.weebly.com/thomson---plum-pudding-model.html

 

  톰슨의 모형은 그의 제자인 어니스트 러더퍼드(Ernest Rutherford, 1871-1937)에 의해 부정되었다.

 

원자 모형의 변천 (1) 원자 내부가 왜 궁금해진걸까?

- 끝 -

 


*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글] 원자 모형의 변천 (2) 원자핵의 발견 : https://stachemi.tistory.com/137

 

원자 모형의 변천 (2) 원자핵의 발견

* 본문의 글은 다음의 링크의 글과 연결됩니다. 원자 모형의 변천 (1) 원자 내부가 왜 궁금해진걸까? : https://stachemi.tistory.com/132 원자 모형의 변천 (1) 원자 내부가 왜 궁금해진걸까? 원자 모형의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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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톰슨의 비전하(전하 대 질량 비) 측정 : https://stachemi.tistory.com/1

 

톰슨의 비전하 측정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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