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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화학이야기

입체수 5인 분자의 구조 선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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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글] 282. 원자가껍질 전자쌍 이론 (VSEPR)

 

원자가 껍질 전자쌍 반발 이론 (VSEPR Theory)

원자가 껍질 전자쌍 반발 이론 Valence Shell Electron-Pair Repulsion Theory 0. 들어가기 칠판에 제목을 쓰는데 한참이다. "원자가 껍질 전자쌍 반발(VSEPR) 이론". 그리고 최대한 꼬불랑 거리며, 영어로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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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체수 5인 분자의 구조 선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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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자가껍질전자쌍반발(VSEPR) 이론은 중심 원자의 입체수를 바탕으로 분자의 공간상 배치(입체 구조)를 알려준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다루는 화합물 대부분은 중심 원자가 2주기에 해당하고, 이경우 가질 수 있는 최대 전자수는 8(옥텟규칙)이기에 한계 입체수 또한 4이다.

  3주기 이상의 원소는 비어있는 d-오비탈이 존재하고, 이를 이용한다면 주위에 8개 이상의 전자(최대 18개)를 가질 수 있다. 이를 확장된 옥텟 규칙이라고 따로 이름붙여 나타내기도 한다. 만약 어떤 화합물의 중심 원자가 3주기 이상 원소이고, 이 원자가 d-오비탈을 활용한다면, (이론적으로는) 최대 9개의 주변 원자와 결합을 할 수 있겠다. (이론적으로는) 최대 9개의 결합을 갖고 입체수 9까지 가능하겠다.

  하지만 중심 원자에 결합한 원자가 많아질수록 인접한 원자들의 전자구름과의 반발도 급격하게 커지기 때문에 높은 입체수의 화합물이 안정하게 존재하기에는 많이 어렵다. 그래서 입체수 5, 6 정도의 분자들까지만 다루는 것이 일반적이다. 입체수 6의 경우, 4주기 이상의 적당히 사이즈가 큰 전이금속을 중심 원자로 하는 배위화합물의 경우 정팔면체(octahedral) 구조를 기본으로 다룰만큼 흔하다. 물론, 입체수 7, 8 등의 구조도 가능하고 실제 분자나 이온들도 드물게 발견되지만, 이 글에서는 모두 대상으로 하지 않을 계획이다.

입체수 7의 오각쌍뿔형 구조와 입체수 8의 사각안티프리즘 구조 [원본 출처] commons.wikimedia.org

 

 

1. 입체수 5, 삼각쌍뿔형 구조

  VSEPR 이론에서는 "모든 분자들이 중심 원자 주위 전자쌍들의 반발이 최소화될 수 있는 공간 배치를 자연히 가지려 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구조가 결과적으로 가장 안정하다."라는 생각을 기본으로 한다. 예를 들어 109.5˚ 정사면체로 배치된 메테인(CH4)의 C-H 결합을 억지로 꺾어 90˚ 사각평면형 구조로 바꾸어 놓아도, 결국에는 처음의 정사면체 구조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이러한 기본 원리에 따라 중심 원자에 별도의 비공유 전자쌍이 없는 경우, 입체수에 따라  SN=2는 직선형, SN=3은 삼각 평면형, SN=4는 정사면체형, SN=6은 정팔면체형 구조를 갖는다.

  해당 입체수의 구조들은 모두 공간적으로 완벽하게 대칭인 구조를 가지며, 분자 내 모든 결합은 동등한 길이와 각도를 갖기에 구별 불가능하다.

  이미 눈치챘을지 모르겠지만, 위 설명에서 입체수 5의 구조만 빼놓았다. 그 이유는 입체수 5의 삼각쌍뿔형(trigonal bipyramidal) 구조는 다른 입체수 2, 3, 4, 6 와 달리 다섯 개의 결합이 처한 환경이 완전하게 동등하지는 않다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삼각쌍뿔형 구조는 중심 원자를 중심으로 120도 각도, 삼각형 모양으로 배치된 적도(equatorial) 방향 결합 3개와 일직선으로 배치된 축(axial) 방향 결합 2개로 구분된다. 실제 분자의 결합길이 데이터를 보면, 축 방향 결합이 적도 방향 결합에 비해 살짝 더 길고, 두 환경이 완전히 동등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PF5의 구조와 P-F 결합길이 [출처] commons.wikimedia.org

 

2. 비공유 전자쌍의 위치 선택성

  공유 전자쌍(결합) 하나를 비공유(고립) 전자쌍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입체수 2, 3, 4, 6의 경우 별달리 고민할 것이 없다. 어떤 하나의 결합을 끊어내고, 그 자리를 비공유 전자쌍으로 대체한다 해도 같은 입체수 내에서는 결과적으로 모두 같은 구조가 만들어지며, 이에 위치 선택성이 없다.

입체수 6의 사각피라미드 구조(AX5E1) [출처] commons.wikimedia.org

입체수 3의 기존의 어떤 자리를 비공유 전자쌍으로 바꾸어도(AX2E1) 결국 굽은형 구조이며,
입체수 4의 어떤 자리를 비공유 전자쌍으로 바꾸어도(AX3E1) 결국 삼각 피라미드 구조이며,
입체수 6의 어떤 자리를 비공유 전자쌍으로 바꾸어도(AX5E1) 결국 사각 피라미드 구조이다.



  반면, 입체수 5인 분자의 경우, 앞선 입체수의 분자들와 달리, 비공유 전자쌍이 적도 방향(eq) 결합을 대체하느냐, 축 방향(ax) 결합 전자쌍을 대체하느냐에 따라 구조적 차이가 발생한다.

입체수 5의 위치 선택성


1) 비공유 전자쌍이 적도 방향(equatorial) 결합을 대체하여 위치하는 경우
2) 비공유 전자쌍이 축 방향(axial) 결합을 대체하여 위치하는 경우


 
  VSEPR 이론의 기본 원리에 따르면 가능한 두 가지 구조 중에, 전자쌍 사이 반발이 최소화 되는 구조를 선호할 것이며, 그렇게 만들어진 구조가 자연에서 일반적으로 관찰될 것이다.

  어떤 분자의 안정한 기하 구조는 실험적으로 관찰된 결과로 결정되는 것이며, 우리는 이를 적절한 이론이나 체계를 통해 설명해내는 것이기에 실제 AX4E1 형태의 화합물의 관찰된 구조를 통해 비공유 전자쌍의 위치 선택성, 구조 선택성에 대해 알 수 있을 것이다.



  사플루오린화 황(Sulfur tetrafluoride, SF4)은 AX4E1의 대표적인 화합물로, 관찰된 구조에 따르면, 한 쌍의 비공유 전자쌍은 적도 자리를 차지한다. 이러한 선택성은 보통, 비공유 전자쌍(lone pair)과 공유 전자쌍(bonding pair) 사이의 90도 상호작용(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함으로 설명한다.
하나의 비공유 전자쌍이 적도 방향 자리를 차지하면, 90도 위치의 공유 전자쌍 둘과 120도 위치의 공유 전자쌍 둘과 반발하지만, 축 방향 자리를 차지하면, 90도 위치의  공유 전자쌍 셋과 반발하게 된다. 관찰된 결과를 바탕으로 비공유-공유 전자쌍 사이의 90도 반발을 최소화하는 구조를 선호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SF4의 가능한 구조 [원본 출처] Miessler Inorganic Chemistry, 5th Fig 3.11


  입체수 5의 구조의 다섯 자리 중, 두 자리를 비공유 전자쌍으로 대체하는 경우를 통해 보다 구체화시켜보자.
AX3E2의 예시를 살펴보면 공유 전자쌍(bp)과 비공유 전자쌍(lp) 사이 반발과 각도, 구조 사이의 관계를 더욱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삼플루오린화 염소(Chlorine trifluoride, ClF3)는 AX3E2의 대표적인 화합물로, 비공유 전자쌍의 위치에 따라 가능한 이론적인 구조는 총 A ~ C 세 가지가 있다.

ClF3의 가능한 구조 [원본 출처] Miessler Inorganic Chemistry, 5th Fig 3.12


  위 그림의 A 구조는 비공유 전자쌍 두 쌍이 모두 축 방향 자리에 위치한 경우, B 구조는 비공유 전자쌍이 축 방향과 적도 방향 자리에 각각 하나씩 위치한 경우, C 구조는 비공유 전자쌍 두 쌍이 모두 적도 방향 자리에 위치한 경우이다.

  먼저, B 구조비공유 전자쌍 사이(lp-lp)에 90도 반발이 발생하고, 비공유-공유 전자쌍 사이(lp-bp)에도 90도 반발 3개, 120도 반발 2개가 존재하여 구조적으로 상당히 불리해 보인다.

  반면, A 구조는 비공유 전자쌍 사이(lp-lp) 반발 측면에서는 180도로 세 구조 중에 가장 유리해 보이지만, 비공유-공유 전자쌍 사이(lp-bp)의 90도 반발이 총 6개가 생긴다.

  실제 관찰된 결과는 약간 일그러진 T-형태(distorted T-shape)인데, C와 구조적으로 가장 유사하다. C 구조는 비공유 전자쌍 사이(lp-lp)에 120도 각도, 비공유-공유 전자쌍 사이(lp-bp) 반발 또한 90도 반발 4개, 120도 2개로 상대적으로 A 구조나 B구조보다는 90도 반발 측면에서 여유가 있음을 알 수 있다.

 

 

3. 입체수 5인 분자의 중심 원자 혼성오비탈

  삼각쌍뿔형 구조(TBP, SN=5)의 중심원자 혼성 오비탈은 어떻게 나타낼 수 있을까? 혼성 오비탈은 실제의 분자의 구조를 설명하기에 좋다. 오비탈 혼성화 이론은 중심 원자의 원자가 전자와 승진, 혼성화 등의 과정을 통해 동등한 결합이 생성될 수 있음을 설명한다.

[참고] 혼성 오비탈(272) : https://stachemi.tistory.com/272

 

혼성 오비탈 : 분자의 결합과 구조를 설명하는 효과적인 방법

* 본문은 고등학교 고급화학 수준에서 작성되었습니다. 원자가 결합 이론(VBT) 관점에서의 파동함수 중첩과 혼성 오비탈 종류에 따른 세부적인 기하 구조 차이에 대한 내용은 담고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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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대표적인 SN=5 화합물인 오플루오르화 인(Phosphorus pentafluoride, PF5)를 예로 중심 원자 인(P)의 혼성 오비탈을 살펴보자. 인(15P)는 질소(7N)와 같은 15족 원소로 원자가전자는 5개이다.
최대 다섯 개의 결합을 갖기 위해서는 원자가전자 모두가 홀전자로 존재해야 하지만, 안정한 바닥 상태의 인(P)은 3개의 홀전자만을 갖는다.

인(P)의 전자배치


  비어있는 3d 오비탈을 활용하여, 전자 승진(promotion) 과정을 거치면 5개의 홀전자를 가질 수 있다.

전자의 승진 과정


  s, p, d 오비탈 다섯 개의 혼성(hybridization)을 통해 동등한 에너지의 sp3d 오비탈 5개를 만들 수 있다. (사용된 오비탈 종류나 크기에 따라 dsp3로 표기하기도 하지만, 오비탈 모양과 공간 배향만 생각한다면 차이는 없다.)

오비탈의 혼성화 s+p+p+p+d = sp3d

 



  혼성 오비탈 이론을 통해, PF5와 같은 화합물의 다섯 결합이 공간상에 균등하게 배치(sp3d x 5개)될 수 있음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러나 누군가 실제 PF5 또는 PCl5 등의 화합물 등에서 적도 방향의 결합보다 축 방향의 결합이 살짝 길다는 사실에 대해 혼성 오비탈 이론을 바탕으로 설명해주길 바란다면, sp3d 오비탈 5개를 적도 방향(sp2 오비탈, 삼각평면, 120도 x 3개)축 방향(dp 오비탈, 직선형, 180도 x 2개)의 조합으로 극단적으로 분리하여 설명할 수도 있겠다.

PF5, PCl5의 구조와 결합 길이 비교 [원본 출처] commons.wikimedia.org

 

 

입체수 5인 분자의 구조 선택성 

- 끝 -


*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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