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25
지난번, 독서 활동을 약속한 학생에게 책을 한 권 더 추천했다. 바로 랩걸(Lab Girl)이다. 여성 식물학자 호프 자런의 이야기로, 나는 즐겨보던 TV 프로그램인 알.쓸.신.잡에서 유시민 선생님이 딸에게 건네고 싶은 책으로 추천해서 알게 되었다. 이후 교과 연구회 희망 도서 구입 때 신청해서 소장하게 된 것으로 기억한다.
사실, 학생으로부터 독후감을 받은지 일주일이 넘게 지났는데 한창 1회 고사 출제 기간과 겹쳐 블로그에 업로드할 생각조차 못하고 있었다. (미리미리는 타고나는 건가 보다.) 이제 겨우 모든 출제를 마무리하고, 주말에 시간이 짬을 내어 흔적을 남긴다. (더 미루다가는.... 안 할 듯...)
학생에게 책을 건네고, 가끔 복도에서 마주칠 때마다 습관적으로 책에 대한 느낌을 묻곤 했는데 식물명이 어렵고,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많은 것 같다고 우는 소리를 했어서 시간이 조금 걸릴 줄 알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학생의 책 읽는 속도와 책을 좋아하는 정도가 내 예상을 뛰어넘는 듯했다. 지금은 세 번째 책을 이미 추천해주었다.
제목 : 랩걸(Lab Girl)
작성일 : 2021. 04. 16.
이번 책도 화학 선생님의 추천으로 읽게 되었다. 평소에는 소설만 읽었지만, 지난번에 추천해주신 '공기의 연금술(토마스 헤이거)'을 재밌게 읽었던 탓에 이번 책도 재밌겠구나 하는 기대감에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초반에 그렇게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어린 시절 주인공이 너무 많은 고생을 하는 부분을 읽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주인공이 의대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돈 때문에 포기한 일, 자신이 소중히 여기던 동료에게 돈을 주지 못해 고민하는 모습, 연구 자금 확보를 위해 과학 세미나에 참석하던 도중 큰 사고를 당한 일 등 책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암울했다.
하지만 나중에 안정적인 수입 속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들과 살아가는 모습을 보니 읽는 나까지 행복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초반에 힘들었던 것과 달리 결국은 재미있고,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번 책은 중간에 덮을까 굉장히 많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주인공이 행복해지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끝까지 읽었는데, 결과적으로는 굉장히 만족스러운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껏 어떤 사건이 중심이 되어 이야기가 전개되는 책을 주로 읽어 왔었다. 어느 한 사람의 삶과 인생을 관통하는 책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책 한 권으로 한 사람에 대해 굉장히 많은 면을 알게 된 것 같아 새로웠다.
평소 읽지 않던 분야의 책을 끝까지 읽는 것은 쉽지 않다. 용어가 어렵거나 생소하면, 머릿속으로 장면을 그리기 어려워지고, 읽는데 시간이 걸린다. 자연스레 집중력이 떨어진다.
나는 독서 자체를 즐긴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책 읽는 습관도 부족하고, 어휘력도 그닥이다. 책보다는 영상을 좋아하는 편이다. 분야도 그다지 다양하지 않다.
그럼에도 나에게 부족한 무언가를 가진 학생들과 교류하고, 그들이 잘할 때 괜시리 기분이 좋다. 마치 내가 그런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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