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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잡담

천둥 번개가 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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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28

1.

  날씨가 오락가락했다. 아침 출근 길에는 비가 억수로 퍼붓더니 퇴근길엔 비가 완전히 그쳐 우산을 사무실에 깜빡하고 놓고 갈 뻔 했다. 수업 중에는 연신 번개 번쩍, 천둥이 우루루쾅쾅했다. 창밖이 번개로 번쩍할 때마다 수업을 끊고, 나는

"하나~ 둘~ 우르르쾅쾅"

  이라고 천둥이 칠 타이밍을 맞춰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말했다.

"항상 번쩍한 다음에 몇 초 뒤에 우르르쾅쾅하지."

  자기들끼리 왜 그런거냐고, 묻고 답하느라 웅성거린다. 교양으로서의 과학에 초점을 맞춘 나의 통합과학 수업에 딱맞는 좋은 날씨 자료였다.

  이어서 천둥과 번개가 치는 이유까지 이야기했으면 좋았겠지만, 학생 한 명의 나지막한 "아~ 정전되었으면 좋겠다!"라는 말에 적극 공감해버리며, 나의 고3 시절, 학생들 단체로 정전으로 야자 째고, 대학교 축제보러갔던 이야기로 새버리고 말았다.

  그야말로 완벽한 빌드업과 마무리였다.

 

2.

  그런데 퇴근하고보니, 둘째 어린이집 선생님께서 알림장에 천둥 번개가 치는 이유를 적어주셨다.

오늘 둘째는요😀
오늘 아침부터 천둥 번개가 우르르 쾅쾅!! 소리를 듣더니 "비행기 소리인가?"하며 말하는 둘째네요ㅎㅎㅎ
친구들과 이야기하며 천둥번개 소리라고 알려주면서
"왜 천둥번개가 칠까?"하고 되물어보니,
"웅, 하늘이 화가 나서!"하며 이야기해주는데 우리 둘째의 창의력에 깜짝 놀란 선생님이예요ㅎㅎ

 

  빨리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천둥 번개가 치는 이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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