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화학/화학이야기

화학사 이야기 - 라부아지에의 산소 이론 (2)

728x90

 

라부아지에의 산소 이론 (Oxygen Theory of Combustion) (2)

 

본문은 링크의 내용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https://stachemi.tistory.com/118

 

화학사 이야기 - 라부아지에의 산소 이론 (1)

라부아지에의 산소 이론 (Oxygen Theory of Combustion) (1) 1. 근대 화학의 아버지 2015 개정 교육과정을 기준으로 6 학년에 연소 반응이 처음 등장하며, 9 학년(중3)에 화학 반응과 질량 보존의 법칙을 다룬

stachemi.tistory.com

 


 

4. 산소 이론(Oxygen Theory of Combustion)

  가. 보일의 실험

  라부아지에는 가열산화(연소) 과정에 공기가 관여한다는 사실은 의심했지만, 관여하는 것이 공기 그 자체인지, 공기 속에 들어있는 다른 기체인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 수 없었다. 라부아지에는 주석(Sn), 납(Pb) 등의 가열산화(연소)에 관한 보일의 실험을 반복하면서 이에 대한 해답을 찾아나갔다.

  라부아지에의 실험 과정에서 보일의 것과 가장 크게 차이가 났던 점은 가열산화가 이루어지는 레토르트 플라스크(retort flask, <그림1>)를 통째로 밀봉하고, 반응 전 후의 무게를 측정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실험을 진행하는 동안 밀봉한 플라스크의 무게는 변화가 없었다. 외부에서 불 입자가 유리를 통과하여 들어오기 때문에 무게가 증가한다는 설명이 전면으로 반박되었다.

* 반응 전 무게 = 플라스크 + 금속 + 공기            * 반응 후 무게 = 플라스크 + 가열산화물 + 공기

반응 전 무게 = 반응 후 무게

그림1. 레토르트 플라스크(좌)를 이용한 증류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Retort

  또한 밀봉된 플라스크의 마개를 여는 순간, 외부 공기가 빨려 들어가는 소리를 들었다. 이것은 내부 공기의 양이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개를 열어 외부에서 공기가 빨려 들어가자 플라스크의 무게는 반응 전보다 무거워졌다. 빨려 들어간 공기의 무게는 반응 후 얻어진 가열산화물(금속 산화물) 무게 증가분과 정확하게 같았다.

* 빨려들어간 공기의 무게 = (가열 산화물 - 금속)의 무게 = 가열산화물이 증가한 무게

  그렇다면, 내부에 있던 공기가 모두 금속과 반응하여 진공 상태가 된 것일까? 그러나 반응이 끝난 뒤 플라스크에 빨려 들어간 공기의 양은 내부가 진공 상태라고 생각했을 때는 너무 적은 양이었다. 즉, 내부 공기 중의 일부가 가열산화(연소) 과정을 통해 제거(금속에 흡수)되었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러한 내용은 1773 년 《인과 황의 연소에 관한 연구》에 포함되었다.

  나. 프리스틀리의 탈플로지스톤화 공기

  1774 년 10 월 라부아지에는 만찬을 열어 유명 인사들을 초대하였다. 이 자리에 영국의 과학자 조지프 프리스틀리도 참석하였다. 프리스틀리는 2 개월 전 자신이 한 실험에서 발견한 놀라운 기체에 대해 이야기했다. 수은 가열산화물(산화 수은, HgO)을 열분해 하여 탈플로지스톤화 공기(산소, O2)를 얻었다고 했다.

2HgO → 2Hg + O2

  그러나 이미 라부아지에는 여러 실험 결과를 통해 금속의 가열산화물이 금속으로 환원될 때, 가열산화물으로부터 기체가 제거된다는 것에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라부아지에의 동료이자 프랑스 과학아카데미 회원인 피에르 바이엔(Pierre Bayen, 1725-1798)은 프리스틀리의 실험 이전에 이미 수은 가열산화물의 분해와 관련된 2가지 사실을 알아냈다.
  1. 수은 가열산화물(산화 수은)을 수은으로 환원할 때, 숯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며, 강한 열만으로 가능하다.
  2. 수은 가열산화물이 환원되는 동안 무게가 감소한다.

  라부아지에는 프리스틀리의 실험(수은의 연소)을 반복하였으며, 수은 가열산화물을 숯과 함께 가열하기도, 수은가열산화물을 단독으로 가열하기도 했다.

  두 실험에서 생성되는 공기는 성질이 매우 달랐다. 수은 가열산화물을 숯과 함께 가열했을 때는 조지프 블랙의 고정공기(CO2)가 생성되었지만, 단독으로 가열했을 때는 프리스틀리의 탈플로지스톤화 공기(O2)가 생성되었다. 라부아지에는 프리스틀리의 탈플로지스톤화 공기를 호흡공기(O2)라고 불렀다.

2HgO + C → 2Hg + CO2(고정공기)               2HgO → 2Hg + O2(호흡공기, 탈플로지스톤화 공기)

그림2. 라부아지에의 실험장치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Antoine_Lavoisier

 

[참고] 라부아지에의 수은 연소, 산화수은 열분해 실험 과정

더보기
<라부아지에의 수은의 연소(과정 1~5), 산화수은 열분해(과정 6) 실험>

1. 구부러진 플라스크(그림2-A) 부분에 무게를 측정한 수은을 넣고, 플라스크 주둥이 부분(그림2-E)이 위쪽 방향으로 향하게 한 상태에서 종항아리(그림2-FG)으로 덮는다. 종항아리는 수조(그림2-LS)에 담겨 있으며, 수조에는 일정량의 물이 채워져 있다. (초기 물의 높이 = 그림2-R)

2. 가열로에 불을 피워 수은을 가열한다. 약 이틀이 지나자 붉은색의 수은 가열산화물(산화 수은)이 생기기 시작했다. 약 12일이 지나 반응이 끝나 더 이상 생성되지 않았다.

3. 플라스크를 원래의 온도로 냉각시킨 뒤 유리종 내부의 부피를 살펴보았다. 반응 전에 비해 수면의 높이(그림2-R)가 높아졌다. 이는 유리종 내부의 기체 부피가 감소했다는 말이다. 처음 부피의 5/6 정도였다.

4. 유리종에 남아있는 기체는 연소를 일으키거나 호흡에 관여하는 공기(산소)와 성질이 달랐다. 라부아지에는 이 공기를 유해한 공기(mephitic air)라고 이름 붙였다.

5. 반면, 플라스크에 생성된 가열산화물의 무게는 초기 수은보다 증가했다. 증가한 무게가 정확히 줄어든 공기의 부피에 해당하는 무게만큼이었다. 현대의 화학반응식으로 작성하면 다음과 같다.

2Hg + O2 → 2HgO

6. 생성된 가열산화물을 더 높은 온도로 강하게 가열하였다. 그러자 수조에 채워진 물의 높이가 가열 전 높이(그림2-R)로 낮아졌다. 이는 유리종 내부의 기체 부피가 다시 증가했다는 말이며, 기체의 양은 처음 가열산화물이 생성되면서 감소했던 것과 같았다. 이때 생성된 기체는 프리스틀리가 발견한 기체와 성질이 같았으며, 호흡 공기(산소)였다.

7. 종전의 유해한 공기(과정 4)와 생성된 호흡공기(과정 6)를 적당한 비로 혼합된 기체는 대기 중 공기와 성질이 같았다. 따라서 라부아지에는 공기가 유해한 공기와 호흡 공기의 혼합물이라고 밝혔다.

 

  라부아지에는 프리스틀리의 실험을 재현함으로써, 가열산화(연소) 과정에서 가열산화물의 무게 증가 원인이 공기 중 포함된 호흡공기(산소) 라는 것을 증명하였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탄소, 인, 황의 연소 과정에서 소모되는 것 또한 호흡공기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또한, 숯(탄소)을 동반한 가열산화(연소) 과정에서는 조지프 블랙의 고정공기(CO2)가 생성되는 것을 통해 고정공기는 숯을 구성하는 성분(탄소)와 호흡공기(산소)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며, 가열산화물이 숯에 의해 환원될 때, 고정공기가 생성되는 것 또한 설명할 수 있었다.

 

[참고] 고등학교 화학1(2009 개정)에 소개된 라부아지에의 실험 관련 내용 (마그네슘과 드라이아이스)

더보기
    * 고등학교 화학1(2009개정) 교과서에 아래의 실험이<그림3> 소개되고, 지역 화학교사들 사이에서 실험을 통해 확인해보느라 핫(?)했던 적이 있다. 이는 드라이아이스(CO2)와 금속(Mg) 사이의 산화-환원 반응이며, 결과적으로는 산화마그네슘(MgO)이 생성되고, 탄소 가루(C)가 남는다. (산소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보통은 드라이아이스로 뚜껑을 만들어준다.) 화학반응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위의 라부아지에가 수행했던 가열산화물이 숯에 의해 환원되는 실험의 역반응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2Mg + CO2 → 2MgO + C

그림3. 이산화탄소 하에서 마그네슘의 산화 반응 [출처] 고등학교 화학1, 상상아카데미, 175p

 

  라부아지에는 탄소, 인, 황의 연소 생성물을 물에 녹였을 때, 액성이 산성이 된다는 것을 발견하였으며, 질산에도 호흡공기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근거로 1779 년에 호흡공기의 이름을 산소(principe oxygine)라고 바꾸었다. 이것은 그리스어로 '산을 만드는 것'이라는 뜻이다.

  이로써 라부아지에는 연소 반응에 대한 산소 이론(Oxygen Theory of Combustion)에 확신을 가지게 되었으며, 이 내용을 1775년 4월에 프랑스 과학 아카데미에서 보고하였다. 

 

5. 헨리 캐번디시의 플로지스톤 기체

그림4. 헨리 캐번디시의 수소 발생 및 포집 장치 [출처] "Three Papers Containing Experiments on Factitious Air" (1766)

  영국의 헨리 캐번디시(Herny Cavendish, 1731-1810)는 정밀 측정 실험을 누구보다 강조했던 인물이다. 캐번디시는 1766 년, 가연성 공기의 발견을 포함한 논문 《Three Papers Containing Experiments on Factitious Air을 발표하였다.

  캐번디시는 묽은 염산과 금속의 반응에서 가연성 공기가 발생함을 알게 되었는데, 이 기체가 플로지스톤이라고 생각했다. 플로지스톤 이론을 바탕으로 한 캐번디시의 생각을 현대 화학반응식과 비교해보자.

금속과 산의 반응
금속 + + 기체 2M + 2HCl 2MCl + H2

  플로지스톤주의자들은 금속플로지스톤금속성 재(가열산화물)로 구성되어 있다고 믿었다. 따라서 위의 금속은 금속성 재 + 플로지스톤으로 바꾸어 표현할 수 있다. 또한 금속이 산과 반응하여 생성된 염은 플로지스톤이 빠져나가고 남은 금속성 재(가열산화물) + 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생각했다.

플로지스톤 이론 현대 화학 반응식
금속 + 산 → 염 + 기체 금속 + 산 염 + 기체

2M
+ 2HCl 
2MCl + H2

플로지스톤+ 금속성 재 + 산 → + 기체
플로지스톤 + 금속성 재 +  금속석 재 + 산 + 기체
플로지스톤 + 금속성 재 + 산 + 기체

  라부아지에는 플로지스톤주의자들이 틀렸음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캐번디시가 발견한 "가연성 공기가 어디로부터 온 것인지"에 대해 밝혀내야만 했다. "가연성 공기 속에서 금속성 재를 가열하면, 가연성 공기와 금속성 재가 결합하여 금속으로 전환된다."라는 프리스틀리의 관찰 결과는 "금속이 플로지스톤과 금속성 재의 결합"이라는 플로지스톤 이론으로 완벽하게 설명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열산화물(금속성 재) + 플로지스톤(가연성 공기)금속

* 금속산화물(가열산화물)과 수소(가연성 공기)의 반응에서는 환원된 금속과 함께 물이 생성된다. 하지만, 당시 많은 사람들은 물 또한 하나의 원소라 생각했기에 큰 관심거리가 되지는 않았다. (MO + H2 → M + H2O)

  라부아지에는 캐번디시가 발견한 가연성 공기(H2)를 산소(O2) 안에서 태워보았다. 그는 산소가 '산을 만드는 물질'이라 믿고 있었기에 생성물로부터 산성의 성질을 찾고자 노력했으나 결국은 찾지 못했다. 그러던 도중 1783년 캐번디시의 조수인 찰스 블래그든(Charles Bagden, 1748-1820)이 라부아지에를 방문했을 때, 이 의문점이 해소된다.

"플로지스톤(가연성 공기) 2부피와 탈플로지스톤 공기(산소) 1부피를 반응하면 완전히 로 전환된다."

  라부아지에는 블래그든의 말로부터 "물(H2O)은 원소가 아닌, 더욱 간단한 물질들로부터 합성 가능한 물질"이라는 사실을 알아챘다. 그렇다면, 캐번디시가 발견한 가연성 공기(H2)가 물로부터 온 것임을 확인해야만 했다. 라부아지에는 "금속과 물의 반응을 통해 가연성 공기(수소)와 가열산화물(금속 산화물)을 얻어낼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보충 실험을 시작했다. 라부아지에가 확인하기 위한 반응식은 다음과 같다.

금속 + 물(수소+산소) → 가열산화물(금속+산소) + 가연성 공기(수소)

  라부아지에는 철(Fe)이 들어있는 뜨거운 관 속에 물을 한 방울씩 흘려보내면서 가연성 공기를 얻어낼 수 있었다. 가연성 공기의 이름을 '물을 만드는 물질'이라는 뜻의 '수소(hydrogen)'라고 바꾸었으며, 가열산화물이 산과 반응하여 만들어진 물질이 염이라는 것 또한 설명할 수 있었다.

금속산화물(금속+산소, MO) + 산(수소+음이온, 2HA) → 염(금속+음이온, MA2) + 물(수소+산소, H2O)

 

화학사 이야기 - 라부아지에와 산소 이론 

-끝-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