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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화학이야기

[화학 실험] 파라오의 뱀 (Pharaoh's Serp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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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오의 뱀 (Pharaoh's Serpent)

 

- 몇 년 전인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아래 영상이 어느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관심을 받은 적이 있다. 반응 자체가 화려한 데다가 마치 신화 속의 한 장면 같은 상황이 연출되어 "지옥문이 열린다."와 같은 제목으로 이곳저곳 퍼졌다.

- 영상 썸네일만 보아도 꼬마들의 "크라켄!!!" 떼창이 들리는 듯하다.

Chemische Reaktion NH4Cr2O7 mit HgSCN  [출처] 업로더:Albert Schweinstein,     https://youtu.be/QzjPva_MUAg

- 영상의 제목을 대충 느낌만으로 번역하자면, (NH4)2Cr2O7 과 Hg(SCN)2의 화학반응 정도가 될 듯하다. (영상 제목에 중크롬산 암모늄과 티오시안산 수은 화학식의 2가 빠진 듯하다. 화학식은 화학의 언어. 고등학교 화학1)

- 당시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흥미로운 댓글 반응들이 많았다. 특히 재밌던 것은 반응 원리를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되는 수많은 이과생, 과학고/영재고 학생, 이공계열 대학생+대학원생, 그리고 화학 선생님들이 실시간으로 소환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 나역시 꽤나 영상이 흥미로웠고, 원리가 궁금했기에 그럴듯한 답변을 찾느라 정신없이 스크롤 했다.

- 소환된 이들은 각가지 이유에 대해 설명하느라 바빴고, 나는 댓글을 통해 해답을 찾고 싶었지만, 만족스러운 답변을 찾지 못했다. 이런 경우에는 언제나 그렇듯 구글 신을 찾게 된다. 구글 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기에...

- 영상 속 꼬마가 외쳤던 "크라켄"의 영어 스펠링(Kraken)을 찾고, 구글에 'Kraken Reaction'이라고 검색했다.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본 것과 똑같은 위의 유튜브 영상을 찾았다. 그리고 영상 제목으로부터 사용된 물질 정보를 얻었다. 화학식 두 개를 얻었으니 여기서부터 반응 원리를 찾으면 된다.

구글 신은 알고 있다.

- 영상을 연출하기 위해 사용된 화합물은 두 가지다. 겉의 주황색 가루중크롬산 암모늄(Ammonium dichromate, (NH4)2Cr2O7)이며, 그 속에 티오시안산 수은(Mercury(II) thiocyanate, Hg(SCN)2)이 숨겨져 있다.

- 이 두 화합물이 무언가 반응을 일으켜서 극적인 효과를 낸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두 가지 화합물 각각의 반응이 진행된 결과로 보인다. 

- 먼저, 겉에서 일어나는 반응은 중크롬산 암모늄의 열분해 반응이다. 중크롬산 암모늄이 주황색을 띠는 이유는 포함된 6가 크롬(산화수 +6) 때문이다. 가열 이후에는 산화 크롬(Cr2O3)이 생성되며, 산화 크롬의 산화수는 +3이다. 이 때문에 색이 짙은 녹색으로 변하게 된다.

(NH4)2Cr2O7 (s) + heat → N2 (g) + 4H2O (g) + Cr2O3 (s)

- 이후 내부에 숨겨져 있던 티오시안산 수은의 열분해가 일어난다. 영상에서 크라켄의 다리를 연상시키는 여러 갈래의 가지는 티오시안산 수은의 열분해에 의한 결과이다. 열분해 생성물들이 추가적으로 산소와 만나 연소하면서 다양한 기체 생성물들을 만들어내고, 이러한 기체들에 의해 부피팽창이 가능하다.

- 따라서 중크롬산 암모늄 없이 티오시안산 수은의 열분해만으로도 크라켄 다리가 생성되는 실험은 가능하다. 물론, 학교에서는 할 일은 없을 거다. (학교에서 생성된 수은 잔여물들 어떻게 처리할 거임? 물론, 지난해 연말 수은 폐기물 안전처리를 위한 입법 예고가 이루어지긴 했지만...)

2Hg(SCN)2 (s) + heat→ 2HgS (s) + CS2 (l) + C3N4 (s)

HgS (s) + O2 (g) → Hg (l) + SO2 (g)
CS2 (l) + 3O2 → CO2 (g) + 2SO2 (g)
2C3N4(s) → 3(CN)2 (g) + N2 (g)

전체 반응식 : 4Hg(SCN)2 (s) + 10O2 (g)  →  4Hg (l) + 8SO2 (g) + 2CO2 (g) + 3(CN)2 (g) + N2 (g)

 


 

* 위의 실험처럼 극적인 효과는 없지만 학교나 집에서 해볼 만한 비슷한 실험이 있다.

* 사용하는 재료도 위험한 것이 없다. 설탕과 베이킹소다(NaHCO3, 탄산수소 나트륨), 연료가 되는 약간의 알코올 정도만 있으면 된다.

*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몇차례 진행해봤는데, 과정이 어렵지 않아서 생각보다 시간도 별로 안걸리고 괜찮다.

* 고등학교에서도 열분해, 연소 반응 등과 연계하여 수업해도 될 듯하다.

* 과정 중에 반드시 불을 사용해야 하기에 야외에서 진행하는 것이 좋다. (교실 밖으로 나오면, 학생들 반응도 좋아서... 물론, 통제가 안되기도...)

* 실험 방법은 많이 간단하다.

  1) 설탕과 베이킹소다를 4:1 비율로 잘 섞어준다.
  2) 막자사발에 모래를 채우고, 중앙부에 1)의 시료를 놓을 공간을 확보한다.
  3) 시료를 놓을 공간을 중심으로 라이터 기름(또는 알코올)을 뿌려 모래를 충분히 적셔준다.
  4) 중앙에 시료를 조심스럽게 쌓아 올린 뒤 라이터로 불을 붙인다. (생각보다 부피 팽창이 빠르지는 않다.)

* 도움이 될만한 유튜브 영상과 사용했던 활동지를 첨부한다.

파라오의 뱀 [교사용].pdf
0.14MB
파라오의 뱀 [학생용].pdf
0.13MB

 

Black Fire Snake - Amazing Science Experiment [출처] 업로더: Home Science    https://www.youtube.com/watch?v=Hibxz9_ZW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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