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추천 - 소셜 딜레마 [The Social Dilemma]
소셜 딜레마 [The Social Dilemma]
"소셜미디어가 광고주들에게 팔고 있는 것은 플랫폼 속 유저의 관심과 시간이다.
따라서 소셜미디어는 최대한 유저를 자신들의 플랫폼에 오래 붙잡아두고자 한다."
0. 들어가기
-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카테고리 분류 때문에 잠시 고민했다. 리뷰스러운 제목이니 '정보' 로 분류할까? 그런데 리뷰보다는 내 개인적인 이야기가 많은데 '잡담'으로 분류할까? 사실, 이런 고민을 하는 동안에도 티스토리 플랫폼 속에서 내 시간은 가고 있다. 어쨌든 '잡담을 통한 리뷰' 정도로 마무리했다.
- 이 블로그 역시, 나의 개인 공간이지만 동시에 열린 공간이기에 누구든지 방문할 수 있다. 그래서 누군가 내 글을 읽을 것을 기대하고,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을 쓰고자 노력한다. 물론, 미래의 나 역시 누군가에 해당한다.
- 누군가 내 글을 읽기 바란다면, 매력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어야 한다. 제목은 클릭을 유도할 수 있어야 하며, 클릭 이후의 만족 정도에 따라 이 공간에 머무르게도, 떠나게 할 수도 있다. 만약, 글들이 제목에 비해 내실이 없다면 쉽게 떠난 뒤 다시 방문하지 않을 것이다. (여기까지 읽고 뒤로 가기를 누르는 당시..ㄴ..가...지...ㅁㅏ...요)
- 블로그 방문자는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 자신의 '관심과 시간'을 대가로 치른다. 나는 글과 정보 제공을 빌미로 누군가의 관심과 시간을 얻는다. 바로, 이것이 다큐멘터리 소셜 딜레마(The Social Dilemma)에서 던져주는 새로운 시각이다.
1. 내용 돌아보기
/the social dilemma_
- 소포클레스의 말로 다큐가 시작한다. 무섭다. 저주 없이 대단한 무언가가 인간에게 주어질 일은 없다니. (세상에 공짜가 어딨어?)
- 트리스탄 해리스(Tristan Harris), 팀 캔달(Tim Kendall), 조 토스카노(Joe Toscano) 등 IT 산업 최전선에 있던 당사자들이 소셜 미디어의 실체에 대해 지적한다. 처음부터 어떤 나쁜 의도를 가지고, 이런 결과를 만들어낸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점에 동의하면서도 이대로 방관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윤리적인 디자인'을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소셜 미디어 기업들은 어떻게 돈을 버는 것일까? 이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다양한 소셜 미디어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지만, 이들에게 직접 돈을 지불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돈을 지불하는 이들은 광고주들이다. 우리는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는 대가를 치르지 않지만, 그들이 만들어놓은 공간(플랫폼) 속에 모여 그들이 제공하는 정보에 노출된다. 이제는 직접 돈을 지불한 광고주들이 우리들의 관심을 놓고 경쟁한다.
- 또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넷플릭스 등 플랫폼은 각기 다르지만, 우리들의 관심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플랫폼에 우리가 더욱 오래 머무르도록 노력하며, 이를 두고 경쟁한다. 우리들의 관심과 시간을 놓고 경쟁하며, 우리가 더 오래 머무르는 공간(플랫폼)에 광고주들은 더 적극적인 투자를 한다.
- 즉, 소셜 미디어 기업들의 '고객은 광고주들'이지 우리가 아니다. 소셜 미디어 기업들이 '팔고 있는 상품이 우리'다.
- 그들의 목적은 우리를 오랫동안 그들의 플랫폼 안에 머무르게 하는 것이다. 우리가 머무를 수 있도록 우리를 감시하고, 추적하고, 분석한다. 그리고 우리를 예측한다. 우리가 좋아할 만한 것을 지속적으로 던져주면서 우리의 반응을 학습한다.
* 사용자가 특정한 행동을 하게 만들고, 스크롤을 멈출 수 없게 하죠.
-Tristan Harris
* 새로고침을 하면, 새로운 게 제일 위에 뜰 겁니다. 새로고침을 하면 또 달라지고요. 매 번 말이죠. 심리학에서는 그걸 간헐적 정적 강화라고 합니다.
- Joe Toscano
* 언제 뜰지도 모르고, 뭐가 뜰지도 모르는 게 라스베이거스의 슬롯머신과 완전히 똑같죠. 상품을 계속해서 쓰게 만드는 것도 모자라서 뇌간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 여러분들에게 무의식적인 습관을 심어서 심층부에서부터 프로그래밍을 하는 겁니다. 아주 은밀하게 말이죠. 책상 위의 스마트폰을 볼 때마다 계속 눈이 가고, 손이 가기 마련이에요. 재밌는 게 있을 것 같거든요. 그리고, 슬롯머신을 당겨 보는 거죠. 그건 우연이 아니라, 그렇게 디자인된 거예요.
-Tristan Harris
- 목적은 단순하다. 우리를 SNS 공간에 더욱 많이 머무르게 하는 것. 관련 기업의 엔지니어들이 처음부터 나쁜 의도를 가지고, 이러한 상황을 만들어낸 것은 아니다. 다만, 기업은 이윤을 내기 위한 자본의 조직 단위이고, 그들은 그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일할 뿐이다.
- 다른 경쟁 기업에게 개인의 시간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앞다투어 우리의 행동을 보다 잘 예측하는 모델을 만들어야 하고, 최고의 모델을 가진 이가 결국 승리하는 경쟁 중인 것이다.
- 다큐멘터리는 크게 두 가지 흐름으로 구성된다. 엔지니어들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소셜 미디어 환경이 가진 문제점을 제기하고, 이를 직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짧은 현실 상황극이 오버랩된다. 극 중 학생이 소셜 미디어에 접속하고, 그 공간에 잡아두는 알고리즘을 의인화해서 표현한다. 학생의 성향을 꿰뚫어 보며, 마치 꼭두각시처럼 조종하는 장면은 가히 공포스럽다.
- 그리고 사회적으로 어떻게 이념의 분극화가 이루어질 수 있는지까지 다룬다. 각각의 플랫폼은 자체 알고리즘을 통해 개인의 취향을 적극 반영한 추천 목록을 띄운다. 결국, 피드는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들만으로 채워지며, 좋아하는 것을 더욱 강하게 자극할 수 있는 정보들로 채워진다.
- 빨간색을 좋아하는 사람과 파란색을 좋아하는 사람은 각자가 좋아하는 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보만을 접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단지 그들을 오래 붙잡아두기 위한 순수한 목적이었다 하더라도...) 더 이상 이들은 서로를 이해하며, 대화할 수 없어진다. 이렇게 양극단만 남는다.
2. 개인적인 결론
- 휴대폰 스크린 타임에 "소셜미디어"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면, 꼭 봐야 할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한다. 설령, 소셜미디어의 재미에 빠져, "난 이미 틀렸어." 라고 느끼더라도 괜찮다. 한 번쯤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마음 한구석에 약간의 경계심만이라도 남길 수 있다면, 그것 만으로도 볼 가치가 충분하다.
- 개인적으로 학생들과 혹은 가정에서 아이들과 진지하게 시청하고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겠다고 다짐했다.
- 특히, 우리 집 꼬맹이들을 비롯해 전 세계의 아이들이 유튜브 키즈가 되어가고 있는 이 시점에, 대세를 거스를 수 없겠지만 최소한 스스로 느끼고, 알고리즘에 지배당하지 않도록 스스로 자극하고, 스스로 경계하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느 정도 자기 생각을 펼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함께 다큐를 보면서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싶다.
- 지난 9월에 "페이스북 안녕(157)"이라는 제목으로 잡담 글을 썼던 기억이 있는데, 그때 고민이 나름 의미가 있었음을 새삼 깨닫는다. 다큐 시청 후에 인스타그램 좋아요 알림을 꺼버리는 내 범주에서의 최대한의 조치를 했다. 인스타그램의 새로고침이 자꾸 슬롯머신과 같이 느껴져서 자제하게 된다. (티스토리 로그인 해제, 알림 해제는? 괜찮아, 어차피 댓글이 달리지 않아 알림이 오질 않아...)
- 혹시나 넷플릭스 구독을 하고 있지 않아 대략적인 내용이 궁금하다면, 유튜브에서 Tristan Harris Ted 강연 영상을 통해 관련 내용을 대략적으로 접할 수 있다. 강연을 통해 Social Dilemma에서 말한 IT 기업에게 요구하는 윤리적인 디자인이 어떠한 형태를 말하는 것인지를 알 수 있다. (소셜 딜레마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추천하는 이 상황도 아이러니하긴 하다.)
How better tech could protect us from distraction | Tristan Harris
[한글자막 포함, 14분 55초]
How a handful of tech companies control billions of minds every day | Tristan Harris
[한글자막 포함, 17분 1초]